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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도 자살 충동 500번 느꼈다”

반찬이 2009. 6. 11. 18:14
뉴스: “나도 자살 충동 500번 느꼈다”
출처: 시사IN 2009.06.1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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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살 충동 500번 느꼈다”

시사IN | 주진우 기자 | 입력 2009.06.11 09:51

 

왜 표적수사인가.

검찰은 나를 구속해서 환경운동을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정권에 걸림돌이 되는 시민단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대운하 정책의 걸림돌인 나를 제거해서 대운하에 대한 국민적 반대를 완화하려는 생각도 있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천명하고 나섰는데 왜 환경운동가를 잡나.

↑ 최열 환경재단 대표.

나는 1990년대 초부터 저탄소 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목은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사업이다. 신재생에너지에 원자력이 들어갈 수도 없다. 짝퉁 녹색운동이다. 나를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라고 봤다. 일을 추진하는 데 내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많았다.

검찰은 환경운동연합 돈을 횡령했다고 한다.

내가 환경운동연합을 만든 사람이다. 1995년 받은 골드만환경상 상금 7만5000달러를 그대로 냈다. 그때 아파트 한 채 값이었다. 여기에 장인어른 조의금도 내놓았다. 후원금에 강의료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이사가려고 했는데 마침 싸게 집이 나왔다. 빨리 잡아야 했다. 그래서 내가 돈 3억원을 만들어 먼저 냈고 나중에 돌려받았다. 최근에 검찰 수사 때문에 장부를 정리하다보니 1억원을 덜 받았다고 한다.

부동산 업자에게 돈을 받았다는 혐의가 있다.

전셋집을 옮기려고 했더니 한쪽 집에 문제가 생겨서 돈이 부족했다. 그래서 수십년 지기에게 돈을 빌렸다. 집이 팔린 다음에는 다 갚았다. 그런데 그걸 문제 삼았다. 나는 공무원도 아니고, 허가 과정도 아는 바가 없다. 그분이 어렵게 사업 허가를 받고 관보에 발표하는 마지막 과정이 남았다. 그런데 검찰이 서류를 몽땅 가져가서 사업은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런 상태에서 검찰은 내게 정치자금을 주었다며 불라고 한다.

수백~수천의 정치자금을 뿌렸다고 하는데.

문국현 의원과는 친구 사이다. 공식적으로 후원금 200만원을 주고 영수증도 받았다. 친한 정치인들의 후원회에 가면 10만원씩 냈다. 돈이 없다고 빈손으로 갈 수도 없는 것 아닌가.

횡령한 돈 2000만원을 딸에게 주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딸에게 보낸 돈에 대해서 압수수색 나온 검사에게 30분 동안 설명했다. 그 부분만은 명확하게 해명했는데 보도가 나갔다. 딸이 낙천적인 성격인데 기사가 나온 후 바깥에 안 나간다. 나와 대화가 없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한 날 아침, 딸이 "자살 충동 100번 느꼈다"라고 했다. "나는 500번 느꼈다"라고 했더니 딸이 "그건 맞다"라고 하더라. 검찰과 언론으로부터 노 대통령과 비슷한 과정을 겪었기에 그분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공감이 갔다. 과거 민주화운동 하다 감옥에 끌려간 적이 없었다면 나도 노 대통령과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검찰이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화운동도 아니고 횡령죄라니. 딸이 받을 상처가 걱정됐다. 구속이 환경운동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 환경재단을 잘 지탱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돈 주고 조사받으면 누가 후원하나? 기업체의 후원이 뚝 끊겼다. 과거 환경에 대해 가장 노력하지 않은 집단이 권력을 잡은 것에 대한 착잡함이 든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도 남다르다고 하던데.

잘 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복원화추진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위원장은 이명박 시장이었다. 이 시장에게 자동차 요일제를 제안했고, 지하철 시간 연장도 제안했다. 서울숲도 함께 만들었다. 정권을 잡았으면 생각이 달라도 포용해야지, 이건 아니다. 만나면 따지겠다. 부하 말만 듣고 정책을 결정하는데 이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지름길이다.

주진우 기자 /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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