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노인들이 서울광장 지키러 왔겠어?"
오마이뉴스 | 입력 2009.06.10 15:03
[[오마이뉴스 박상규 기자]
"이명박 독재 끌어내야 돼!"
"이게 무슨 짓이야! 당장 경찰 물러가지 못해!"
"이명박 대통령, 지금 제정신이야! 왜 독재로 돌아가고 그래?"
노인들이 뿔났다. 6·10민주회복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10일 오후 2시 서울광장은 60~70대 노인들 천지다. 그동안 흔히 봐왔던 "김정일 타도!", "미국만세!", "빨갱이 숙청!"을 외치던 보수우익 노인들이 아니다.
하나 둘 서울광장에 모여든 노인 약 500여 명은 곳곳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한마디로, 노인들이 육탄으로 서울광장을 사수하고 있다. '개념 찬' 노인들은 지금 서울광장으로 조금씩 모여드는 무장 경찰의 길목을 온몸으로 막아서며 이렇게 외치고 있다.
"경찰이 왜 사람은 안 보호하고 잔디를 보호해?"
"이명박 정권 밑에서 4년 동안 행복하게 살면 그게 다인 줄 알어?"
"야 이놈들아, 부끄러운 줄 알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집회도 못하게 막아!"
이들 노인들은 특정 단체에 소속된 이들이 아니다.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들어 서울광장을 조금씩 차지하고 있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회사와 학교에 매여 있을 때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서울광장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오후 2시 현재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 중 8할 이상이 노인들이다.
박성원(67)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해도 해도 너무해서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며 "내가 평생 '데모'라는 걸 모르고 일만 하며 살다가 은퇴를 했는데, 오늘 작정하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온 양형수(63)씨 역시 "수십년 동안 젊은 사람들이 목숨 버려 지켜온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 정부는 하루 아침에 무너뜨리냐"며 "내가 오늘 여기서 쓰러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젊은 사람들과 함께 서울광장을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 노인들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경찰들도 당황해 하고 있다. 노인들이 맨몸으로 '돌진'하니 경찰들이 힘껏 밀어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서 경찰들은 노인들에게 "선생님들, 다치십니다", "살살하세요!" 등을 외치고 있다.
경찰과 실랑이가 잦아들면 노인들은 열 명 스무 명씩 모여 '시국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 광경이 진지하면서도 격렬하다.
이응호(71)옹은 "여기 서울광장에서 성조기 흔들면서 미국 만세 외치던 노인들은 그냥 두면서 왜 우리 같은 '민주노인'들은 모이지도 못하게 하느냐"며 "요즘 세상은 나 같은 늙은이도 뉴스를 보면서 가슴을 치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원(62)씨는 "나는 보수이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명박 후보를 찍었는데, 지금은 자식들 미안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며 "이 정부가 정신 바짝 차리게 나라도 데모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들과 산발적인 '육탄전'을 벌인 '민주노인들'은 지금 청계광장에서 쉬며 저녁 7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수(66)씨는 "젊은 놈들, 빨리 빨리 좀 나오라 그래! 오랜만에 몸을 썼더니 힘들어 죽겄네"라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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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짓이야! 당장 경찰 물러가지 못해!"
"이명박 대통령, 지금 제정신이야! 왜 독재로 돌아가고 그래?"
노인들이 뿔났다. 6·10민주회복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10일 오후 2시 서울광장은 60~70대 노인들 천지다. 그동안 흔히 봐왔던 "김정일 타도!", "미국만세!", "빨갱이 숙청!"을 외치던 보수우익 노인들이 아니다.
하나 둘 서울광장에 모여든 노인 약 500여 명은 곳곳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한마디로, 노인들이 육탄으로 서울광장을 사수하고 있다. '개념 찬' 노인들은 지금 서울광장으로 조금씩 모여드는 무장 경찰의 길목을 온몸으로 막아서며 이렇게 외치고 있다.
"경찰이 왜 사람은 안 보호하고 잔디를 보호해?"
"이명박 정권 밑에서 4년 동안 행복하게 살면 그게 다인 줄 알어?"
"야 이놈들아, 부끄러운 줄 알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집회도 못하게 막아!"
이들 노인들은 특정 단체에 소속된 이들이 아니다.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들어 서울광장을 조금씩 차지하고 있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회사와 학교에 매여 있을 때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서울광장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오후 2시 현재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 중 8할 이상이 노인들이다.
박성원(67)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해도 해도 너무해서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며 "내가 평생 '데모'라는 걸 모르고 일만 하며 살다가 은퇴를 했는데, 오늘 작정하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온 양형수(63)씨 역시 "수십년 동안 젊은 사람들이 목숨 버려 지켜온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 정부는 하루 아침에 무너뜨리냐"며 "내가 오늘 여기서 쓰러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젊은 사람들과 함께 서울광장을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 노인들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경찰들도 당황해 하고 있다. 노인들이 맨몸으로 '돌진'하니 경찰들이 힘껏 밀어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서 경찰들은 노인들에게 "선생님들, 다치십니다", "살살하세요!" 등을 외치고 있다.
경찰과 실랑이가 잦아들면 노인들은 열 명 스무 명씩 모여 '시국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 광경이 진지하면서도 격렬하다.
이응호(71)옹은 "여기 서울광장에서 성조기 흔들면서 미국 만세 외치던 노인들은 그냥 두면서 왜 우리 같은 '민주노인'들은 모이지도 못하게 하느냐"며 "요즘 세상은 나 같은 늙은이도 뉴스를 보면서 가슴을 치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원(62)씨는 "나는 보수이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명박 후보를 찍었는데, 지금은 자식들 미안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며 "이 정부가 정신 바짝 차리게 나라도 데모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들과 산발적인 '육탄전'을 벌인 '민주노인들'은 지금 청계광장에서 쉬며 저녁 7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수(66)씨는 "젊은 놈들, 빨리 빨리 좀 나오라 그래! 오랜만에 몸을 썼더니 힘들어 죽겄네"라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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