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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황상민! 당신들 잡혀가는거 아냐?”

반찬이 2009. 6. 23. 16:18

“김어준! 황상민! 당신들 잡혀가는거 아냐?”
하니TV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23일 첫 방송
위험수위 넘나들며 통쾌하고 예리한 시사풀이
한겨레 김외현 기자
» 하니TV ‘김어준의 뉴욕타임스’를 진행하고 있는 김어준(오른쪽)씨와, 황상민 연세대교수.
“우리 이러다 다 잡혀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우리같은 사람이야 신경을 쓰시겠나, 그 바쁘신 분이.”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첫 회가 나가고 각종 소송으로 교수님께서 나오지 못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고 보자.” (김어준 전 <딴지일보> 총수)

까딱하면 폭발할 듯한 ‘휘발성 발언’으로 가득한 ‘위험 시사 토크쇼’ <김어준의 뉴욕타임스>가 첫 선을 보인다. <하니티브이>가 자체 제작해 23일부터 방송하는 <…뉴욕타임스>에서, ‘뉴욕타임스의 극동 대표’를 자처하는 진행자 김어준 전 딴지일보 총수는 ‘우연히 이름이 같을 뿐’인 미국 뉴욕의 한 신문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단지 21세기 한국사회에 맞는 ‘욕’(욕설·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시사 CSI]

 

 

 

 

우선 <…뉴욕타임스>는 “황 반장으로 불러달라”는 황상민 교수와 함께, 주요 시사 사건에 포함된 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시사 시에스아이(CSI·과학수사대)’를 내보낸다. 첫 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싼 심리학적 고찰이다. 김 대표가 “(추모객들의 심리에는) 자격없는 자들에게 당했다는 억울함이 있지 않나”라고 묻자, 황 반장은 “(이번 사건은) ‘마피아식 살인’이다. 마피아 두목은 부하한테 ‘야, 저 자식 죽여’라는 말 안 한다. 마피아가 무슨 자격이 필요하냐”고 잘라말한다. 황 반장은 “(참여정부 시절엔 대통령 욕하느라) 저녁에 소주 한 잔 마실 때에도 안주가 필요 없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 욕을 하려고 해도) 사람들이 재수 없는 얘기 더이상 하지 말라고 눈짓을 준다. 안주를 또 시켜야 한다. 심각하다”고 덧붙인다.

노 전 대통령에게 “자살을 하거나 아니면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서 복역하는 수 밖에는 없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아무개 명예교수도 도마에 오른다. 김 대표가 “본인도 정치할 때에는 구태 정치의 상징적 사건들을 직접 연출해놓고, 지금 와서 노무현을 공격하니까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고 말하자, 황 반장은 의학적 소견임을 밝히며 “그것은 보통 노인성 ○매 때문에 발생하는 과거 기억의 상실일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김 명예교수의 과거 행적에 대해 황 반장은 “본인이 보는 자신과 남이 보는 자신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어야만 정치를 할 수 있다”며,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은 “낯짝 두께”라고 명쾌한 해답까지 붙인다.

 
 


이어서 <…뉴욕타임스>는 화제 인물과의 인터뷰 프로그램인 ‘플러스후’를 소개한다. 첫 회에서는 ‘베테랑급’ 작가 2명이 출연해 <한국방송>이 추진하는 피디집필제의 실체를 분석하고, 방송사 쪽 주장의 허와 실 및 시사교양프로그램 제작 현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이아무개 작가는 “이미 (한국방송의)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피디집필제가 시작됐는데, 그래서 지금 한국방송이 굉장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췄는지 잘 모르겠다. 시청자들이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아무개 작가는 보도국 출신인 이병순 사장이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 작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제작진 명단에 ‘자료조사’라고만 적은 적이 있다며, “작가는 마지막에 와서 원고만 달랑 쓰는 사람인데 그걸 피디가 그냥 쓰면 되지라는 ‘단세포적인 사고방식’으로 밀어붙인다”고 지적한다. 손 작가는 한 프로그램에서는 피디들이 작가가 없는 제작 현실을 감당하지 못해 십시일반으로 자비를 걷어 작가를 고용하는 사례도 있다며, 비용 절감도 하지 못하고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만 저하시키는 피디집필제의 비현실성을 비판한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플러스후]

 

 

 

‘시사 시시티브이’를 지향하는 <…뉴욕타임스>의 화면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처럼 분할돼, 세 가지 각도로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게 한다. 때문에 녹화 중 출연자들의 ‘딴전’과 ‘멍 때림’ ‘썩소’ 모두 시청자들의 눈을 피할 수 없다. 매주 <하니티브이> 사이트(www.hanitv.com)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는 <…뉴욕타임스>에서, 시사 시에스아이는 매주, 플러스후와 장악퀴즈(시사 퀴즈)는 2주에 한 번씩 볼 수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