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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녀의 독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 가족관계 코칭 2010년 6월호

반찬이 2010. 8. 17. 17:04
월간 <샘터> '가족관계코칭'원고 ‘자녀의 독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

■ <샘터> 가족관계 코칭 2010 6월호 원고/이병준 대표(파란리본 카운슬링&코칭 대표, 남편&아내사용설명서, 가족의재탄생 저자)

‘자녀의 독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

 

부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O씨가 대학생 딸에 대한 상담을 요청해왔다.

다 큰 딸을 유학보낼 수 없으니 말릴 방안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본 딸은 유학에 대한 모든 준비는 물론 이후 자신의 인생설계까지 완료해 놓은 믿음직하고 성격좋은 청년이었다.

말려달라는 상담을 도리어 강력한 지지를 보내준 나의 배신(?)때문인지 O씨는 한동안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몇 개월 지난 후 딸아이가 적응해 가는 것을 보면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나에게 도리어 감사의 표현을 해 왔고

막상 딸이 떠난 후에도 자신이 얼마나 딸과 밀착되어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자녀는 나의 아바타?

동물계의 자연법칙은 장성한 새끼는 분리해서 보낸다.

그래야 어미나 새끼 모두 다 살 수 있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고등동물이라는 인간만이 그 분리작업을 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심리학자 말러(Margaret S. Mahler)는 인간은 반드시 분리-개별화(Separation-individualization),

즉 ‘심리적 탄생’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분리는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이며 개별화는 자신 만의 인생을 살려는 의지를 말한다.

이 작업을 완료하지 않은 부모(특히 엄마)는 자녀를 자신의 아바타로 삼고 자녀로 하여금

나의 대리인생을 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마치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은 하반신이 마비된 남자이지만

그의 아바타는 완전한 육체에 가장 능력있고 탁월한 존재인 것처럼 말이다.

 

그냥 그런 엄마 되기

영국의 소아정신과 의사였던 위니캇(D.Winnicott)은

자신의 병실에 찾아오는 엄마와 아이의 쌍을 3천쌍 이상 연구하였는데

놀랍게도 아이를 망치는 엄마는 ‘perfect mother'

즉, 자녀를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 모든 필요를 채워주는 엄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아이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부족함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가 대안적으로 제시한 엄마는 ‘good enough mother', 즉 ’충분히 좋은 엄마‘였다.

필자는 이 용어를 ’그냥 그런 엄마‘라고 번역해서 사용하는데

 ’그냥 그런 엄마‘란 사랑도 주지만 동시에 좌절도 줄 수 있는 엄마,

그래서 가끔씩은 아이들에게 “배째!”라고 배를 들이밀 수 있는 사람이다.

 

엄마에서 어머니로, 아빠에서 아버지로 탄생하라!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필요한 시기는 아이가 ‘마술적 사고’

즉,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살 때이다.

한국의 상황으로 보자면 넉넉잡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를 말한다.

그때까지는 언제라도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요 알아서 모든 필요를 다 채워주는 엄마, 아빠가 최고다.

 

그러나 그 다음단계, 즉 ‘배려’,‘사랑’,‘우정’,‘베풂’,‘더불어 사는 삶’...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추상적 사고’로 올라가기 위해선 사랑과 함께

적절한 좌절도 안겨주는 어머니와 아버지로 재탄생해야 한다.

 

엄마는 무한사랑이나 어머니는 유한사랑이며, 아빠는 한없이 놀아주지만 아버지는 엄하게 훈련시키기도 하는 존재이며

아파하는 자녀의 눈물을 보고는 돌아서서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다.

엄마 아빠 노릇이 차라리 쉽다.

눈 지그시 감고 아이를 위해서라면 내 한 목숨 바치겠다고 결심하면 되니까.

마치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나무는 아낌없는 주기만 하는 희생양,

소년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영아기적 사고에 고착되어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일 뿐이다.

다 큰 소년이 돈이 필요하다며 찾아왔을 때 나무는 단호하게 NO!라고 하며

돈이란 대가를 통해서 얻어야 하는 것임을 분명히 일러주어야 했고 그럼에도 계속 요구해 온다면 호통을 쳐서라도 보냈어야 했다.

 

사랑하기에 떠나보내야 한다.

그래야 내 자녀의 두 날개, ‘사랑’과 ‘좌절’의 날개가 균형을 이뤄서 급상승도 급하강도 가능한 비행술을 가지고 있어 언제라도 먹이를 낚아챌 수 있을 뿐 아니라 적의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사랑이란 이름의 학대를 행하고 있음을 기억하라.

출처 : 국제청소년진흥협회
글쓴이 : 작은들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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