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사회심리학

사회심리학적 질문들

반찬이 2009. 3. 17. 11:16

1. 아동들에게 독서를 증진하기 위하여 책을 읽을 때마다 용돈을 주는 것은 얼마나 효과적인가?

보상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학생들이 책을 더 많이 읽겠지만, 보상이 사라지면 오히려 보상이 아예 없었을 때보다 책을 덜 읽게 될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학생들에게 독서의 내적 즐거움을 빼앗아 버릴 수 있다. 심리학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이 스스로 좋아서 하는 행위에 대하여 외적인 보상을 제공하면, 그 행위에 대한 내적 동기가 손상될 수 있다. 예를 들어, Lepper 등(1973)은 유치원 학생들에게 즐거운 재료로 그림놀이를 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들을 세집단으로 나누어서 한 집단은 그림을 그리면 상을 줄 것이라고 하였고 실제 상을 주었으며, 또 한 집단은 예상하지 못하였던 상을 그림을 그리고 난 후 제공하였으며, 마지막 집단은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후에 아동들이 얼마나 그 그림놀이를 자발적으로 가지고 노는 지를 몰래 측정하였다. 그 결과 상을 예상하고 상을 받은 집단의 놀이시간은 나머지 두 집단에 비하여 절반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자신이 좋아서 하는 행위에 대하여 외적인 보상이 가해지면 아동들은 자신이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 상을 받기 위하여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Kruglanski(1975)는 어떤 행위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면 내적 동기가 손상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Lepper 등의 연구에서 상을 예상한 집단은 그림놀이가 상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고, 이로 인해 그림놀이에 대한 내적인 흥미가 감소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독서율이 낮은 이유도 학생시절부터 독서가 시험을 위한 수단 혹은 다른 상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동들에게 책을 읽을 때마다 용돈을 주는 것은 순간적으로 책을 많이 읽도록 유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독서는 용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용돈을 주기보다는 아동들이 즐길 수 있는 책을 권해주고, 책의 재미있는 내용을 같이 이야기하며, 부모가 직접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동들은 독서에 대한 진정한 취미를 갖게 될 것이다.

2. 왜 가혹한 신입생 환영회가 사라지지 않는가?

대학에서 동아리에 가입할 때나 배타적인 조직에 가입할 때 가혹한 입단식을 거쳐야한다. 가끔씩은 지나치게 술을 먹여 사망하기도 하고, 집단구타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해냈을 때, 자신이 가입하는 조직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고, 또한 조직원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하게 하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 이는 Festinger(1959)의 인지부조화이론(cognitive dissonance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행동을 자신의 믿음과 일치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자신의 행동이 믿음과 일치되지 않을 때 불편함을 느끼고,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자신의 믿음을 행동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자신에게 고통스럽고, 힘든 상황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인지적 부조화를 유발시키고,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자신이 가입하려는 조직이 매우 매력적이고, 이를 절실히 원하기 때문에 감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므로 고통스러운 입단식을 거쳐 들어간 조직원은 조직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더 열심히 조직생활을 할 수 있다.

3. 고등학교에 똑똑하다고 기억된 선생님이 왜 시간이 지나서 만나면 그렇지 않은 것일까?

그것은 맥락이 무시된 기억의 왜곡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선생님에 대하여 기억하고 있는 것은 단지 '똑똑하다'라는 형용사였다. 그 형용사는 선생님의 여러 가지 행동과 말씀들에서 느낀 점을 그 당시의 맥락에서 평가하여 요약한 단어일 뿐이지, 우리의 기억은 선생님이 하신 구체적인 똑똑함의 사례들은 물론 판단의 맥락에 대한 정보를 전혀 담고 있지 못한다. '똑똑하다'와 같은 형용사들은 주관적이며 상대적인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즉 대상이 주어진 맥락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천재들만 있는 학교에서 웬만한 수재는 똑똑하지 못한 것이 될 것이다. 우리의 머리속에 있는 잣대도 마찬가지이다. 고등학교 때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똑똑하다'라고 판단하는 머리속의 맥락은 완연히 다르다. 대학교 때에 만난 지적으로 월등한 학생들과 교수들은 풍부한 맥락을 만들어 주었고 우리가 '똑똑하다'라고 판단하는 기준을 상향시켰다. 현재의 상향된 '똑똑하다'라는 잣대를 가지고 과거의 선생님을 대하니 그가 똑똑하게 보일리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억은 '똑똑하다'라는 단순한 형용사만을 제공해 주지, 그가 어떻게 왜 똑똑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떠올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4. 어떤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할수록 그것이 더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왜 그런가?

그것은 사고의 아이러니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Wegner 등(1994)의 이론에 의하면 우리의 사고통제는 두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과정은 억제하려는 생각의 요소들을 의식적으로 머릿속에서 배제하는 과정이다. 일단 억제하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배제되면, 그것이 다시 머릿속에 떠오르는지를 감시하는 것이 두 번째 과정이다. 만약 두 번째 과정에서 억제하려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탐지되면 다시 첫 번째과정이 시작된다. 사고의 통제는 이 두가지 과정이 반복되면서 이루어진다. Wegner의 이론에 따르면 첫 번째 과정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며, 두 번째 과정은 의식적 노력 없이 자동적으로 이루워진다. 그러므로, 머릿속이 복잡하고, 의식적인 여유가 없으면(다시 말하면 인지적 용량이 부족하면), 첫 번째 과정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두 번째 과정만 활성화되어 억제하려는 생각이 오히려 더 빈번하게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얀 곰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때, 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성공하겠지만, 머릿속으로 100부터 거꾸로 3씩 빼나가는 과제를 시키면 하얀 곰이 더 떠오르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출처: http://www.koreanpsychology.or.kr/blue_ver/blue_page/menu02_sub03_14.htm

       한국심리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