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단계와 기억의 종류
기억의 단계는 몇 가지로 분류되는데 정보를 등록하고 부호화하는 과정, 저장하는 과정, 기억의 장소로 접근하여 인출하는 과정으로 나뉜다. 부호화는 감각 기관을 통해서 뇌로 들어온 정보가 학습되면서 기억되는 처음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부호화를 통하여 정보가 일단 저장 되지만 저장된 정보가 계속적으로 유지되고 더욱 확고한 기억으로 저장이 되기 위해서는 부호화 후의 과정을 밟아야하는데 이 과정을 응고화라고 한다. 기억의 응고화가 잘 되지 않으면 기억의 망각이 빠르게 일어나며 기억의 유지가 힘들게 된다. 인출은 장기기억으로 저장된 내용을 의식적으로 불러내는 과정을 말한다. 인출의 방법에는 회상과 재인(recognition)이 있다. 회상은 기억의 내용을 의식적으로 불러내는 것이고 재인은 힌트를 주면서 불러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 단어를 반복하여 불러주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불러준 단어를 생각하게 하는 것은 회상이고, 여러 단어를 불러주면서 그 중에서 이전에 불러준 단어를 골라 보게 하거나 단어를 불러주고 이전에 들었던 것인지 아닌지를 맞추어 보는 것은 재인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경우 회상이 재인보다 어렵다. 하지만 전두엽 손상 환자나 피질하혈관성치매 같이 회상은 힘들어 해도 재인은 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기억의 부호화와 저장은 잘되지만 인출의 장애가 있음을 의미한다. 기억 저장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회상과 재인에서 동시에 장애를 보인다. 1) 단기기억(short-term memory)과 장기기억(long-termmemory) 단기기억은 작업기억이라고도 하는데 정보를 단기간 저장하여서 이것을 이용하여 다음의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면 114에 전화를 걸어서 교환원이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그 번호를 기억했다가 전화를 거는 동안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뇌로 들어온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굳어지기 전 일시적으로 머무는 것으로 Digit Span 같은 검사로 알아볼 수 있다. 피검사자에게 4-1-8-7-3의 숫자를 불러주고 이 숫자를 거꾸로 대답하는 과제를 시킬 때,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하여 4-1-8-7-3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작업기억의 특징은 특정 일을 수행하고 나면 보통 작업기억이 지워져 버린다는 것이다. 교환원에게서 들은 전화번호를 다시 기억하려고 하여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것과 같다. 정상인의 단기기억은 일반적으로 7± 2개의 숫자를 기억한다. 의도적인지는 모르지만 전화번호가 7-8개 자리로 구성된 것은 인간이 가진 단기기억의 용량을 고려한다면 참으로 합리적이다. 장기기억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기억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했던 일이나 학습하였던 내용들이 시간이 지나 후 다시 기억으로 되살아나는 것은 대부분 장기기억에 해당한다. Remote memory는 장기기억의 일종으로 과거에 반복적으로 학습되어 기억이 견고하게 굳어진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과거에 일어났던 개인적인 일[작년 여름휴가 때 어디 다녀왔습니까?]이나 사회적인 사건[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은 몇 년도에 개최되었나요?] 등을 물어보면 알 수 있다. 장기기억을 나누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보통 서술기억과 절차기억으로 나눈다. 절차기억은 무의식적으로 기억되는 것으로, 비서술기억이라고도 하고, 자전거 타는 법, 테니스 치는 기술 또는 동물의 조건반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술기억이 무엇을 아는 것이라면 절차기억은 어떻게 하는 지를 아는 것에 대한 기억이다. 서술기억은 일화기억과 의미기억으로 나누어지는데, 일화기억은 특정 사건이나 개인의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내가 어제 오전에 누구와 몇 시경에 어디서 만나서, 그곳에서 나눈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와 같은 내용이다. 이와는 달리 의미기억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일반적인 사실, 법칙, 원리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런던은 영국의 수도이다.', '돌고래는 포유류에 속한다.', '공은 둥글다.', '코끼리는 쥐보다 크다.', '물건은 아래로 떨어진다.' 등이다. 의미기억은 특정한 일화기억에서 경험으로 생겨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일화기억은 시간 개념을 잃고 의미기억만 남게 된다. 한편 일화기억과 비슷한 개념으로 근원기억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사건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서 일어난 것인지를 기억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대학교 시절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이라는 강의를 들었던 것과 그 내용을 기억하지만 어느 교수님에게서 어느 장소에서 배웠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근원기억이 떨어진 것이다. 2) 외현기억(explicit memory)과 암묵기억(implicit memory) 기억을 분류하는 다른 방법에는 외현기억과 암묵기억이 있다. 외현기억은 일화기억과 의미기억들 중에서 의식적으로 생각해 낼 수 있는 기억들을 말한다. 암묵기억은 의식이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절차기억, 초회감작(初回感作), 고전적인 조건반사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절차기억은 기술학습이라고 하는데 반복적으로 감각과 운동이 관련된 기술을 배우면[예: 자전거 타기, 테니스 치기 등] 나중에 같은 행동을 했을 때 수행능력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외현기억과 다른 점은 학습이 느리고, 서서히 능력이 향상되고, 잘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습득이 되면 절차기억은 의식적으로 접근하기가 힘들거나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자전거를 타거나 타이핑을 직접 하는 것보다 그것을 어떻게 하는 지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렵다. 초회 감각은 이전에 경험했던 정보가 나중에 기억 회상 시 의식하지 않아도 다른 것들 보다 먼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세 가지의 단어 목록[기차, 사과, 어머니]을 여러 번 읽게 하고 나중에 '기'로 시작되는 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기차란 단어가 기억, 기린 등과 같은 단어들 보다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기억의 메커니즘 및 기억장애 질환/ 양동원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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