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클라인은 1948년 투사적 동일시라는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말은 자신이 버틸 수 없어 하는 나쁜 것을 상대방에게 투사하면 상대방은 그걸 동일시해서 마치 자기 것인양 여기면서 행동한다는 이론이다. 말은 어렵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현재의 정치 이야기를 한번 보도록 하자.
대체로 심리학을 잘 공부한 사람은 현재의 대통령에 대해서 그 심리가 어떨지 걱정을 많이 한다. 술자리에서도 대통령의 심리가 어떨지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의 심리는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알 수 있기 때문에 뉴스를 보면 대통령의 심리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현재의 대통령이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을 보면 누구나 다 이렇게 말한다. 정상(normal)의 삶을 살아 왔다고 볼 수 없다고. 어렸을 적부터 청와대에서 살아왔고, 독재 시절에 모든 특혜를 다 받으면서 살아왔다. 권력의 맛도 어렸을 적부터 알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의 죽음은 대통령에게도 커다란 상처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처가 지금 얼마나 치유되어 있을까? 여기에서부터 문제는 발생한다.
자신의 부모가 그렇게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자식은 마음 안에 분노를 담게 된다. 그리고 그 분노를 잘 다스리지 못하면 그 분노가 밖으로 나가지 못해 자신을 파괴한다. 파괴되어 자신의 마음은 분열이 이뤄지고, 그 분열로 인해 자신의 마음 상태는 파편화가 된다. 파편화는 유리가 깨져 박살날 때의 상태를 생각해 보면 된다. 그리고 이 파편화된 분노는 대통령이나 집단의 리더가 되었을 때, 상대방에게 투사가 된다. 분노가 투사될 때 그 방식을 보면 주로 good과 bad로 나눠 투사하게 되는데, 한 쪽은 정말 좋은 부류로 이야기하지만, 다른 한 쪽은 정말 나쁜. 악마로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6년 새해 기자회견에서 말하는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의 마음이 good과 bad로 분열되어 투사되고 있구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한 증거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도 하지 않으면서 국회와 노동계를 맹비난한 것에서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표현도 거세다. 자신은 소통도 안 하면서 국민들만 잘못 했다고 꾸중하는 선생 같다. 통합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분열을 하자는 것이다. 나는 천사인데, 너희는 악마다. 이렇게 분열을 해 놓고 있다. 그리고 학생 꾸짖듯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비난을 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방송을 통해서 전국민한테 비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은 이렇게 투사된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서로 싸우고 있다. 동일시하는 거다.
예를 들어,
이번 일본군 위안부 협상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뉴스를 보면 도무지 잘 한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 정말 자기가 잘 했다고 자화자찬이다. 일본은 소녀상도 한국정부가 치울 것이라고 하면서 협상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라고 계속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거기에 말 한마디도 벙끗 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은 옹호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모여 서로 싸우게끔 만들고 있다. 일본과 싸워야 될 에너지가 서로 집안 싸움 하게 될 형편에 놓인 것이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최근 '엄마 부대 봉사단'을 비롯한 여성단체들이 할머니들도 일본의 용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 이들은 어르신들이 당하셨던 그 한 많은 세월을 정말 이해하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인가? 내가 보기에 이들은 대통령의 투사에 동일시되어 하나의 희생양으로 앞으로 나간 단체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즉, 자신이 없는 오직 대통령을 위한 인형으로 꼭두각시일 뿐인 것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라고 한다면 마음이 넓어서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 대통령이 정말 국민들을 위한 대통령이다.
투사가 이뤄지고, 투사를 받는 대상에게 투사하는 사람이 명령을 내리면 서로 싸우게 된다. 예를 들어, 투사하는 사람이 B가 나쁜 사람이다. 그러니까 착한 A, 너는 B를 공격해라. 왜냐하면 B는 악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사를 하게 되면 투사 받는 사람은 이를 동일시하여 실제 B를 공격하게 된다. 이러한 일은 지금까지 많이 벌어졌다. 어버이 연합이라든지 하는 어용 단체의 인간들은 그렇게 투사적 동일시의 희생양으로 앞에 나선 것이다. 그들의 눈을 보면 안다. 그들이 정말 투사하는 사람의 의견에 완전히 동조하는지 안 하는지는.
그래서 정치적으로 국민들을 갈라놓고 분열하는 이런 정치를 계속 하는 한, 대한민국은 헬조선일 뿐이다. 희망은 없다. 자꾸 분열되고 누구는 억대 연봉을 받지만, 누구는 한달 120만원, 150만원 받고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면, 이건 지옥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양극화된 사회 안에서 경쟁은 더 심화될 수 밖에 없으며, 사람들의 마음은 더 피폐해져가고, 세상에 살 수 없으니 자살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공정성이 깨지게 되면 사람들은 이를 참아내기가 어려워 심리적으로도 점점 더 피폐해져 나간다.
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자살자는 점점 더 늘어날 뿐이다. 지옥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 하나 잘 못 뽑다 보니 이전 대통령이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부어 개판으로 만든 4대강, 해외 자원 외교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못하고 있다. 아마도 무슨 거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낳을 정도로 조용하다. 조 단위의 돈이 사용되었는데, 여기에 대해 검증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차기 정권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무조건 너는 나쁜 놈. 내가 이렇게 하겠다는데, 맨날 반대만 하고 있는 악마. 이렇게 대통령이 국민을 바라다 보고 있다면 그 국민은 불쌍하다. 헬조선에서 결국 악마로 지낼 수 밖에......
대통령이 악마라는 것이 아니라, 그녀도 또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하나의 불쌍한 인생이라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불쌍한 인생 하나 때문에 몇 천만의 더 인간들이 불쌍하게 된다는 것은 참기가 참 어렵다. 나는 정말 대통령이 회개해서 국민을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로 바라다 볼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대통령이 가지고 있고 느끼고 있는 분노는 정의가 아니다. 제발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 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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