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istics/사람사는 정치

성격장애의 사회

반찬이 2016. 1. 19. 20:54

정치가 통합과 상생(相)의 정치가 아니라 분열의 정치, 상사(相死, 서로 죽이고 죽이는) 정치가 되다 보니 세상이 더 미친 세상이 되는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이 자살하지 말자는 강의에 불려다닐 정도이니 서로 죽이는 정치로 인해 사람들도 서로 죽어가는 것 같다.

 

소득에 있어서 양극화를 이루는 불균형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낳았고, 사람들은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서 기를 쓰고 경쟁을 하게 된다. 그런 경쟁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들은 갈 곳도 없으니 죽음의 길로 간다. 자살의 증가와 살인의 증가는 정비례하는 법인데, 하나는 자신에 대한 공격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기 때문이다. 공격성이 있다는 말은 그만큼 분노가 심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 분노가 가득 차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라도 공격하거나 차별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모욕과 혐오가 가득 차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대화를 보면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무관심에 철저히 중독된다. 다른 사람의 일에 신경쓰면 그만큼 귀찮아지기 때문에 그렇다. 오늘 출근하는 3호선의 역에 서 있는데, 앞선 역에서 누가 자살을 해서 지하철이 안 오면 일단 욕부터 나온다. 이렇게 바쁜 시간에 왜 자살하고 지랄이야? 죽으려면 곱게 혼자 죽을 것이지!!! 사람이 죽었는데, 죽은 사람에 대한 공감의 마음이 없다. 그 사람에 대한 공감이 되지 않으니 내가 지하철을 타지 못하는 것이 짜증이 날 뿐이다. 자살을 한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심란하고 힘들었을까하는 공감의 마음은 나의 불편함때문에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

 

심리학에서 공감이 안되는 성격장애자들이 있다. 바로 반사회성의 성격장애자들이고, 또 하나는 자기애성(나르시스) 성격장애자들이다. 이 사회가 옆 사람에 대한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성격장애의 사회가 된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성격장애의 사회로 점점 변해가고 있다.

 

헬조선, 탈조선, 금수저 흙수저.

2015년의 대한민국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키워드이다. 이 말의 의미는 공정, 공평하지 않은 사회라는 말을 전해준다. 공정하지 못하고 공평하지 못한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분노'이다. 이 분노가 세련되고 잘 해소되고 대처되며 풀어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이 분노는 나와 같이 살고 있는 이웃들에 대한 혐오와 공격(살인과 자살)으로 표현된다. 요즘 이주 노동자나 연변 사람들, 외국에서 온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동자) 사람들(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약자에 속한다)에 대해 공격을 많이 하는데, 약자를 공격하는 이런 사회가 된다는 말은 자신의 분노가 왜곡된 해소라고 볼 수 있다. 즉, 자신의 분노는 세상의 강자(권력자, 대통령, 총리, 장관, 국회의원, 법관, 검사, 검찰, 변호사 등등)에 대한 분노인데, 그들이 강하기 때문에 이 분노를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니까 오히려 자기 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쏟아 부어 살아가려는 벌레(蟲)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나도 벌레, 너도 벌레. 모두가 벌레가 되서 서로가 서로를 냉소하는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것. 벌레들의 민주화?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치인들이(야당과 여당 정치인들) 상생(相生)의 정치를 해 나간다면 해결될 문제가 그들이 자기만을 위한 나머지, 양극화는 심화되고 그로 인해 경쟁도 심각하게 되어 공정성은 그 길을 잃고 오직 분노만 이 세상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