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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 '합창교향곡'으로 수재민을 감동시키다

반찬이 2008. 11. 1. 21:16

#1. 강마에 '합창교향곡'에 징크스가 있었다

석란시민을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 조사에 의하면 가장 듣고 싶은 클래식 1위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이란다.
당연히 시장은 석란시향 창립 공연 메인 곳으로 '합창교향곡'을 연주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강마에 그 곡을 공연할 때마다 사고가 났단다.

2001년에는 911 테러 때문에 공연 자체가 취소되고…
언제는 단원 중 한 사람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
사고가 겹치면 징크스가 되고… 필연도 되고… 악연도 되는데…

과연 강마에는 이번 공연에서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을까?

#2. 오합지졸 연구단원이 부족한 단원의 수를 채우다

연구단원들 첫날부터 '합창교향곡'을 연습했었다.
김갑용 선생이 그랬거든… 이 곡이 연주될 가능성이 가장 크니… 이 한 곡만 죽어라~ 연습해 보자고…
정말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부족한 단원을 채우기 위한 테스트 자리가 마련된 것.

연구단원들은 강마에도 놀랄 만큼의 연주 실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치매인 김갑용 선생은 강마에도 받아 줄 수 없었는데…
그 문제는 김갑용 선생의 불굴의 의지로 거뜬히 극복해 냈다.

#3. 강마에, 건우의 데뷔를 준비하다

건우를 석란시향 창립 공연 첫 곡의 연주를 맡기려고 마음먹은 강마에.
건우에게 지휘복을 선물하고… 강마에와 함께 연습할 수 없어 건우가 대신 연습시키는 합창단원들에 대한 당부를 한다.

"합창교향곡 합창 없는 버전으로 편곡하는 거 알고 있지?
오케스트라 연습도 합창 있는 거, 없는 거 더불 진행 시킬 거야.
리허설 때 봐서 니가 연습시킨 합창단이 영 아니다 싶으면 나 진짜로 합창 없이 가.
어쩌겠어? 공연을 망치느니 베토벤이랑 맞짱이라도 떠봐야지.
9번 교향곡 망치는 것도 너고, 살리는 것도 너란 소리야. 잘해!"

건우가 지휘 배운지 두어 달 되었나? 아직은 강마에 지도 없이 합창단 연습을 시키는 것이 무리였을 텐데…
어쩌겠어? 합창단원들이 강마에랑은 연습하기 힘들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4. 강마에 공식 사과 거부 사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반란은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는데…
강마에를 설득하러 왔던 똥덩어리 정희연씨와 언급할 가치도 없는 배용기씨의 말을 듣고 사과할 결심을 굳혔다.

다들 그러고 사는데 철이 없어서 그런 거라나?
강마에도 시간 끌어봐야 연습시간만 모자라고 만인이 원한다니 그렇게 해주겠다 마음 먹었다.

그래서 만든 공식 사과 자리. 강마에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사과를 못하겠다며 버럭 화를 냈다. 진심이 아니라 사과는 못하겠다고… 대신 다른 약속을 했다.

"여러분을 창피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연주할 음악 앞에… 작곡가 앞에… 관객들 앞에…
여러분이 당당하게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음악을 듣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힘든 세상에 작은 위로라도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게 제가 이 시향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이자 꿈입니다.
여러분들도 그 꿈을 함께 꿨으면 좋겠습니다."

강마에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강마에가 그런 생각으로 시향을 이끌고 있는지 듣게 된 단원들, 강마에의 말을 납득했다.
악장은 '강마에 항의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단원들은 사표를 철회하고 강마에의 패턴대로 연습을 잘 따라줬다.

그들의 관계는 '강마에 생일파티'를 열어줄 정도로 친밀해 졌는데…
촛불 끄는 강마에는 마치 '짱구' 같다. 귀엽네~

#5. 강마에 '합창교향곡'에 징크스가 있긴 있나 보다

석란시향 창립 공연이 있는 날. 3일째 비가 내린 것이 그치지 않았다.
그 비로 수재민이 발생하고, 하필 그 수재민을 보낸 곳이 없어서 공연장까지 보내지게 된 일 등…
강마에의 징크스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는 비 때문에 집을 잃고, 먹을 것도 없어 절망의 늪에 빠져 있는데…
누구는 클래식 공연을 한다고 비싼 악기 들고 왔다갔다했으니 그들의 원성을 사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을까?

게다가 합창단원이 공연에 오지 못한다고 통보했다.
자기들을 리허설을 통해 공연 가부를 결정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나 뭐라나…
확실히 강마에가 '합창교향곡'에 징크스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설상가상 악기를 내리려는 단원들과 수재민들 사이에 충돌이 생겼는데…
강마에 그들에게 가서 공연에 와도 좋단다. 좌석당 2~3만원 넘는데 수재의연금 낸 셈 친다나?
뭐야? 강마에 제대로 수재민들 화를 돋운다.

강마에의 깐죽대기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적선이나 동냥쯤으로 생각한다고 하니…
수재민들 화가 나지 않겠어? 결국, 한 대 보기 좋게 맞았다.

혹시 강마에 일부러 화를 돋운 건가? 자신이 부상을 당했다며 여기서 합의를 보고 악기를 꺼내도록 허락을 하던가…
아니면 폭행으로 고소당해서 경찰서에 가던가 택하란다.
이 정도면 일부러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어쨌건,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단지… 강마에가 팔을 조금 다쳤다는 것 빼고 공연 준비는 진행할 수 있었다.

#6. 강마에, 베토벤에게 항의하다

강마에, 자기는 징크스는 안 믿고, 실력만 신경 쓴다더니…
오늘 공연은 관객은 반도 차지 않고, 수재민은 따가운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고,
합창단원들은 공연을 못 하겠다고 통보를 하지 않나…
늘 냉정해 보이는 강마에도 이번 일에는 화가 난 모양이다.
소용도 없는 베토벤 초상화랑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때, 방에 다른 사람이 있는 인기척을 느끼는데…
수재민 꼬마 하나가 배가 고파서 먹을 것에 손을 댔었던 것.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엄하게 꾸짖고, 강마에에게 빵 값을 지불하겠다고 하는데…
강마에 빵 값 대신 공연에 오라고 제안한다.

"집은 없어졌지, 배는 고프지, 애들은 놀리지…
죽고 싶은 만큼 비참한데 아빠는 고개 빳빳이 들라고 하고 있어요.
애한테 이거 모순입니다. 혼란이에요.
아드님은 지금 집이 무너진 게 아닙니다."

이건 또 뭔 소리야? 강마에가 언제부터 남의 감정을 이렇게 세세하게 들여다봤다고? 별일이네!

#7. 건우, 지휘 데뷔를 포기하고 합창단장을 찾아가다

건우, 강마에가 첫 곡으로 지휘 데뷔를 하라고 했는데…
공연은 안 하고 차를 몰고 합창단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무릎 꿇고 애원했다.

리어설 하는 건, 자기 실력 때문이지 합창단 실력 때문이 아니라고…

"정말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 지금까지 살면서 뭐 하나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공부도 그냥저냥 했구요. 트럼펫도 전공은 절대 꿈도 안 꿔봤구, 군대도 대충, 취직도 대충.
뭐든지 그랬어요. 나만 그런 거 아니니까… 남들도 다 그러니까…
그렇게 살다 가는 거지. 뭐 그랬었는데요.
그걸 깨 준 게 선생님이었습니다.
내가 뭔가 할 수 있구나! 빛날 수 있구나!
내가 나를 포기하고 살았는데… 그런 절 믿어준 게 강마에 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생님이 저한테 맡긴 일로 궁지에 몰렸거든요.
부탁입니다. 선생님. 제발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합창단장도 건우가 성실하고 열심인 건 연습을 통해서 알았다. 그리고 지금 건우를 돕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해산한 지 오래된 단원을 모으긴 어려울 것 같았다.

#8. 강마에, 부상당한 채로 무대에 오르다

건우가 합창단장 찾아간 걸 알고 불같이 화내는 강마에. 두루미에게 팔 다친 걸 들키고 말았다.
두루미에게 고백을 받았던 강마에, 두루미가 가까이 오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는데…
강마에는 팔에 전해지는 통증을 루미 앞에서 보이기 싫었나 보다.
문소리를 듣고 루미가 나간 걸 확인하고서야 아픈 신음을 토해냈다. 사실 루미는 나가지 않았는데…
공연이 제대로 될까?

무대에 오른 강마에, 그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단원 반란 사건'을 예견한 잡지 편집장의 앞에서 공연한다.

"악기 관리도 제대로 안 하나 봅니다. 엉성한데요.
악기 배치도 미묘하게 어긋나 있고… 분위기도 떠 있는 게, 리허설을 안 한 거 같아요.
강마에 답지 않아요."

공연 첫 곡에 대한 평이 좋지 않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강마에, 팔이 많이 아픈 모양인데…
계속 공연할 수 있을까? 쓰러지진 않을까?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9. 강마에, "이번 합창교향곡은 합창 없이 갑니다"

합창단장 찾아갔던 건우. 지휘 데뷔도 못하고… 강마에에게 심하게 혼나기만 했다.
그렇더라도 손 놓고 가만있을 수 없는 건우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단원들을 모아 놓은 강마에, 합창 없이 공연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혁권씨 차라리 양해를 구하고 공연을 접는 게 어떠냐고 하지만… 강마에 생각은 달랐다.

"징크스가 왜 있는지 아십니까? 깨라고 있는 겁니다.
보통 단원들이면 그래요! 공연 접습니다. 근데 여러분이니까 하는 겁니다.

왜? 여러분은 잡초니까. 이미 이런 일 겪어 봤죠? 그리고 다 이겨냈죠?
신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시련을 줍니다.
고로 우린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갑시다. 가서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사람들인지 보여줍시다."

이건 뭐 꿈보다 해몽이네! ^^
건우, 루미에게 강마에 팔에 대해 들었나 보다. 강마에 팔을 만져 보고 다친 걸 확인하더니 파스를 건네준다.
루미가 밖에까지 나가서 사 온 거라구…

수재민들, 공연 실황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계속 공연을 보고 있으니 그 사람들 마음도 움직이나 보다.
하나 둘, 공연장을 향하는데…

#10. 강마에가 들려준 '거지 새끼, 건우 이야기'

난 수재민 따위는 아니었습니다. 똑똑하면 한가지 안 좋은 점이 있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남보다 빨리, 일찍 깨닫게 됩니다.

어느 날 감이 딱 오더군요.
아! 세상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것이 아니구나!
부자는 계속 부자고, 가난뱅이는 계속 가난한 거구나.
고로 나는 죽을 때까지 이 모양 이 꼴이겠구나.

그래서 대신 키운 게 '자존심'이었습니다.
대통령 아들보다 더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녔죠.
아마 난 그때 세상에 광고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해서 가난해진 게 아니라구요. 이건 원래 내것이 아니었다고 말이죠.

그렇게 버텼는데 그것도 물난리가 나자 다 소용이 없어졌습니다.
가난하지만, 공부 잘하고 오만한 아이는 더이상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그냥 컨테이너에서 사는 지질이도 가난한…
그러면서도 꼴에 수재의연금도 안 받겠다고 튕기는…
주제파악도 못 하는
거지 새끼일 뿐이었죠.
그때 저는…
그래요. 죽을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드러운 세상에 날 던져 놓은 엄마도 참 원망스러웠죠.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엄마와 함께 이 구질구질한 세상을 떠나버리는 거죠.
그때 제 어머니는 전신마비였습니다.
숨이 막히지 않게 3분마다 목에 가래를 빼내줘야 했어요.
아무것도 할 건 없었습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10분 정도 견디면 되는 거였어요.

그때였습니다. 옆방에서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아름다운 음악이었죠. 정말입니다.
꿈인지… 환상인지 모르겠는데…
난 그때 거시서 오케스트라를 봤습니다.
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는 먼 훗날의 나도 봤습니다.
구원이었죠. 위로였고,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휘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받았던 위로를… 그 힘을… 여러분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11. '합창교향곡'은 합창과 함께 울려 퍼지다

그 지질이도 가난했던 아이가 들었던 음악이 바로 '합창교향곡'이었다.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입장하는 합창단원들.
강마에도 함께 '합창'했다.

어릴 때 받았던 그 구원을… 그 위로를… 그 힘을 느끼며
강마에도 목청껏 합창을 부르고 연주했다.

강마에가 빵 값 대신에 공연을 보러 오라고 했던 게, 가진자의 오만이 아니라…
지금 수재민이란 현실에 있는 그 아이도, 위로 받길 바라는 마음이었나 보다.
 
#12. '합창교향곡' 수재민까지 감동시키다

제때에 등장한 합창단원은 공연을 빛냈고…
그 울림을 수재민을 따뜻하게 품어 안아 위로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음악으로 내 아픔이 위로받을 수 있고,
음악으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는 걸 처음 경험했다.
공연을 하는 사람도… 공연을 보는 사람도… 모두가 위로받았다.
이제 새로운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연주를 마치고 지친 모습으로 돌아온 강마에.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건우가 들어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쓰러진 강마에는 뼈에 금이 가 있었고…
그 통증 때문이었던지 그는 36시간을 내리 잠을 자는 바람에 루미의 애를 태웠다.

2008/10/30 01:20 2008/10/30 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