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조적 응집성과 주제적 응집성이 덩이글의 기억에 미치는 영향
일상의 언어자극은 여러 개의 문장들과 단락들로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하
여 따로 떨어진 2개 이상의 문장들 또는 단락들을 연결된 내용의 한 덩이로서 이해할 수
있으며 또 기억할 수 있는가?
덩이글(Discourse 또는 Text)의 이해과정에 관한 연구에서는 위의 문제를 글의 응집
성, 연결성 또는 일관성의 문제로 연구해왔다.
Haviland 와 Clark (1974), Clark 와 Haviland (1977)등은 두 개의 문장이 주어질 때,
읽는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Given) 정보가 첫 문장에서 주어지고 다음 문장에서 새로운
(New) 정보가 주어지면, 독자가 대명사, 정관사등과 같은 단서 어휘를 근거로 이러한
Given-New 의 관계를 파악, 연결하여 통합된 표상을 형성함으로써 문장간의 연결성, 통
합성이 주어진다고 보았다. 한편 Kintsch (1974,1978)와 van Dijk(1977a,1977b)등은 덩이
글의 의미는 명제들로 구성된 명제 구조에 의하여 표상되는데 이때 명제간의 연결은 개
념들의 반복 또는 공통참조(coreferent) 개념의 출현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하였다. 개념
들의 반복이나 공통참조에 의한 연결이 덩이글의 응집성, 일관성 형성에 필요조건이라고
보았고, 덩이글의 이해와 기억은 덩이글을 읽을 때 개념들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응집성
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이들은 첨가하여, 덩이글의 응집성 형성이 각종 事象에
대한 schema와 일반 덩이글에서의 사건전개양식에 대한 지식이 활용되어 적용되고 추론
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덩이글의 이해의 문제를 응집성의 문제로 환원하고 또 응집성의 문제를 공통참조개념
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하려는 이러한 시도들은 Kintsch 와 van Dijk(1978) ,van Dijk
와 Kintsch(1978), Vipond(1980)등에 의해 논의되었고, Fredriksen(1981), Cirilo(1981) 등
에 의해 재강조되었으며 Clark(1977), Carpenter 와 Just(1977), Crothers(1978,1979)등은
응집성 형성의 과정이 본질적으로 통합적 추론의 과정임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공통참조개념 또는 반복개념의 출현 여부에 관계없이 문장과 문장간 또는 단락
과 단락간의 내용을 연결하여 이해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形式的이건 아니건 간에 각종
추론에 의거하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상의 논의들은 덩이글의 이해에 있어서 연결성, 응집성, 일관성이 결정적 역할을 하
며 주로 참조관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논의에서 확
실하지 않은 면들이 있다. 그것은 첫째로 연결성, 응집성, 일관성의 개념규정이라는 문제
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이 개념들을 명확히 구분짓지 않고 있다. 따라서 conectiveness,
cohesiveness, cohesion, coherence 등의 개념이 학자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언어 학자들(Halliday &Hassen, 1976; Gutwinski, 1976)은 cohesion 개념을 coherence의
상위개념으로 놓아 전자가 연결성, 응집성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후자는 일관성의 의미
만을 지닌 것으로 개념화하고 있다. 반면에 인지심리학자들(Hobbs,1982; Kieras,1981; de
Beaugrande,1980 등)은 coherence의 개념을 일관성, 통일성, 응집성의 의미로 사용하며,
cohesion 개념은 단순한 연결성, 표면적 연속성의 개념으로서 coherence의 하위개념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용어 규정상의 차이로 여러가지 문제점이 야기된다. 본 연구에서
는 coherence의 개념이 cohesion 개념을 포괄하여 연결성, 일관성, 통일성, 응집성의 의
미를 함께 지닌 것으로 상정하되 이 모두를 '응집성'이라는 명칭으로 지칭할 수 있는 것
으로 간주하겠다. 이런 입장에서의 응집성이란 덩이글의 내용들이 어떻게 잘 연결되어,
하나의 전체 주제를 중심으로 연결성있고 통일된 내용으로 표상될 수 있는가를 의미한
다. 더 나아가서, 응집성이란 단순한 연결어귀의 사용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수
사학의 문제도 아니며, 글의 각 부분이 연결되어 유지되도록 하는 것으로서, 이전의 글
내용이나 세상모델이나 기억표상에 대한 참조(reference)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글의 각 부분이 필자가 글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목표와 관련됨으로써 글의
각 부분들이 특정 역할을 지니며 서로 연결되는데, 바로 이러한 연결에 의해 필자의 글
이 언어적 행위로 수행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응집성이다.
응집성의 개념을 이와같이 포괄적으로 규정할 때, 이전 연구자들의 논의에서 확실하지
않았던 두 번째 면이 문제된다. 그것은 응집성 형성 또는 파악의 정보처리과정을 반영한
다고 볼 수 있는 응집성 유형의 문제이다. 응집성 유형에 관하여는 학자들간에 통일된
의견이 없다. van Dijk(1977a)는 이를 참조의 동일성과 주제의 동일성에 의해 응집성을
분류하려 하였고, Kintsch 와 van Dijk(1978)는 이를 참조적 응집성과 대형 구조적 응집
성으로, Cirilo (1982)와 Kieras(1981)는 지엽적 응집성과 표괄적 응집성으로, Clark(1977)
는 참조관계성 유형별로 응집성을 논하였으며, Hobbs(1982)는 포괄적 응집성, 주제적 응
집성 및 지엽적 응집성을 나누고 있다. 응집성 유형 분류에 있어서의 연구자들간의 이러
한 불일치는 응집성과 관련된 인지과정을 밝힘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응집성을
2개로 大別한다는 것은 응집성 처리과정을 세분하여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니 못한다. 따
라서 본 연구자들은 이들의 분류유형을 참고하고 덩이글 이해의 일반적 특성에 관한 연
구들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5개의 응집성 유형을 분류하였다.
첫째 유형은 참조적 응집성(referential coherence)이다. 이는 인접된 문장간에 반복되는
개념이나 공통참조 개념이 출현함으로써 문장고 문장 나아가서는 덩이글 전체에 부여되
는 응집성이다. 이는 Kintsch 와 van Dijk(1978)등이 논한 바와 같이 덩이글 응집성 형
성에는 필수적이다. 둘째 유형은 문장 주제적 응집성(지엽적 응집성)이다. 하나의 덩이글
에는 文章別 주제, 上位주제, 전체 주제가 있을 수 있다. 문장별 주제란 언어학에서의
'topic-comment'관계에서 topic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한 문장에서의 주내용(main idea)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상위주제란 한 덩이글을 몇 개의 작은 덩이로 다시 나누었을 때
작은 덩이 각각의 주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몇 개의 문장들에서 나타난 각각의 문
장별 주제들을 묶는 내용이다. 전체주제란 한 덩이글 전체의 주제로서 문장별 주제, 상위
주제를 묶는 주내용이다. 문장주제적 응집성(지엽적 응집성)이란 문장별 주제간의 응집성
으로서 하나의 선행문장의 문장별 주제가 선행문장에서 어떻게 연관을 맺는가 하는 문제
이다. 이러한 응집성에서는 한 문장의 주내용이 선행문장의 내용과 즉각적으로 밀접히
연결되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지 여러 문장들이 전체적으로 동일한 중심주제를 전개하고
있는가, 상위주제로 묶을 수 있는가, 첫 문장과 최종 문장과의 연관성이 있는가 하는 점
등은 중요하지 않다. 셋째는 상위주제적 응집성이다. 이것은 문장 주제들이 작업기억의
용량을 초과하지 않으면서 상위주제로 묶여질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문장 주제들이 첫
문장에서 최종 문장까지 꼬리를 물 듯이 밀접히 연결되어 전개되는 경우는 오히려 전체
적 응집성 또는 통일성을 주지 못할 수 있다. 반면에 문장주제들이 적당한 길이에서 상
위주제로 묶여지며 상위주제들에 의해 매개되어 전체주제와 위계적 연결을 이룬다면 이
러한 표상구조는 보다 통일되고 응집성이 크다고 본다. 넷째는 총체적 응집으로서, 이는
문장 주제들과 상위주제들이 하나의 통일된 전체주제를 얼마나 일관성있게 전개하는가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는 다분히 문장 주제적 응집성과상위주제적 응집성에 의해 결정
되지만 이 두 응집성을 넘어선 supra-structure 또는 schema 적 응집성이라고 할 수 있
다. 이는 덩이글 내용이 하나의 전체적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각종 사상에 대한 , 특히
이야기 구조에 대한 schema의 구조원칙, 사건진행규칙, 또는 이야기 문법(Bower,1976 ;
Rumelhart,1975; Thorndyke, 1977 ; Stein & Glenn, 1978)등에 맞게 이야기의 내용이 전
개되는가와 관련된 응집성이다. 다섯째로는 활용론적(pragmatic)응집성을 들 수 있다. 이
는 덩이글 자체가 필자의 의도 및 계획을 言表的 行爲로서 당시의 문맥 상황과 읽는 사
람의 특성에 부합되도록 전달하는 형태를 지니고 있는가에 관한 응집성이다.
직관적 분류이긴 하지만 응집성의 개념을 이러한 분류에 의해 규정한 이후의 문제는
이렇게 분류한 응집성의 범주들과 관련된 변인들을 밝히고, 그 변인들에 의해 어떤 응집
성이 어떠한 영향을 받으며, 또한 그에 따라 덩이글의 이해와 기억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를 연구하는 문제이다.
본 연구에서는 상술한 응집성의 유형과 관련된 변인들 중에서 참조적 응집성, 문장
주제적(지엽적) 응집성, 상위주제적 응집성 등과 관계있다고 볼 수 있는 반복개념 또는
공통참조개념의 출현 회수와 이야기 전체 유형등의 변인의 효과를 탐색해 보았다. 그리
고 부수적으로 총체적 응집성과 관계있다고 볼 수 있는 문법규칙에 부합된 짜임새의 효
과를 살펴보았다.
먼저 공통참조 개념의 출현 또는 반복개념의 출현이 덩이글의 이해와 기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Hailand 와 Clark(1974), Manelis 와 Yekovich(1976)등에 의해 논의되었고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는 2∼3개의 문장에서 공통참조 또는 반복개념이 출
현했는가 않았는가의 효과를 다루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덩이글에서 문장간에 공통참조
또는 반복개념이 항상 출현하되 그 출현빈도에 있어서 크게 차이가 있을 때, 공통참조
개념의 출현빈도가 덩이글의 이해와 기억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에 대하여는 자료를 제
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경우의 공통참조(반복) 개념의 효과를 실험1에서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문장주제적 응집성과 상위주제적 응집성의 문제를 '덩이글의 주제전개유형'의
효과를 탐색함으로써 접근하였다. Danes(1974)는 주부와 술부의 연결유형에 따라 직선전
개유형, 위계(파생)전개유형, 그리고 공통연속주제 유형등 세가지로 주제 전개 유형을 분
류했다. 이 세 유형중에 유형간의 차이가 뚜렷한 직선전개 유형과 위계전개 유형 사이에
문장주제적 및 상위 주제적 응집성의 차이가 있다고 본다. 직선 전개유형의 글이란 한
문장의 주부 또는 술부가 다음 문장의 주부 또는 술부로 나타나고 그 문장의 주부 또는
술부가 그 다음 문장에 다시 나타나는 '말 이어짓기'형식의 글이다. 즉 한 문장의 주제가
다음 문장에 어떠한 형태로든 출현함으로써 그 다음 문장의 주제와 연결을 맺고 이 둘째
문장은 다시 그 다음의 문장과 주제적 연결을 즉각적으로 맺는 유형의 연결이다. 이러한
주제전개유형에서는 문장주제적 응집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위계전개 유형의
덩이글은 하나의 전체 주제에서 상위주제들로, 이어서 문장별 주제들로 파생되어가는 나
무형 전개유형의 글이다. 이러한 유형에서는 문장주제적 응집성보다는 상위주제적 응집
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전개유형에 따라 다른 종류의 응집성이 영향을 받
으며 그에 따라 덩이글의 이해와 기억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문제를 실험2와
실험3에서 탐색하였다. 실험2에서는 참조적(지엽적) 응집성의 변인을 통제하지 않고 문장
주제적 응집성과 상위주제적 응집성의 효과를 비교하였고, 실험 3에서는 참조적 응집성
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첨가하여 실험2에서는 일반 덩이글 문법 전개규칙에 부합되는 정
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전체주의적 응집성의 효과를 부수적으로 관찰하였다. 일반적으로,
공통참조 개념 또는 반복개념 출현회수가 응집성의 정도를 결정함에 핵심적 요인이라고
간주되기에, 반복개념 또는 공통참조 개념이 많이 나타나는 직선전개 유형이 위계전개
유형보다 이해나 기억면에서 우세하리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공통참조개념의 수를
통제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상위주제적 응집성이 높은 위계전개유형의 글이 이해나 기억
에 있어서 유리할 수도 있다고 예측되어 진다. 아울러 덩이글의 짜임새가 이야기 문법규
칙에 부합된 짜임새일수록 이해와 기억이 우세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전체논의
본 연구에서는 덩이글의 응집성 특성의 효과를 공통참조개념과 주제적 전개유형의 특
성을 중심으로 관찰하였다. 반복개념 또는 공통참조 개념수가 많아 참조적 응집성이 높
은 덩이글이 더 잘 회상되었으며, 공통참조개념 수에 차이가 있는 경우는 문장주제적(지
엽적) 응집성이 강한 직선전개유형의 덩이글이 위계전개유형보다 더 잘 회상되었다. 그러
나 覹통참조개념 출현수가 동일한 경우에는 상위주제적 응집성이 강한 위계전개유형이
더 잘 회상되었다. 부수적으로 포괄적, 스키마적 구조에 부합되는 짜임새의 글이 더 잘
회상됨이 관찰되었다.
공통참조개념이 많은 덩이글의 회상이 우세한 까닭은 내현적 인출연습, 작업기억의 부
담감소, 윤색적 정보처리의 가능성 등으로 해석되었다. 공통참조개념의 출현회수에 차이
가 있고 길이가 긴 덩이글의 경우 직선전개유형이 더 잘 회상된 까닭은 다음과 같다. 즉,
공통참조개념에 의한 전술한 이점들, 문장별 주제의 근접속으로 인한 문장주제적 통합이
용이했음과 그에 따른 작업기어그이 부담 감소, 명백한 인과연결의 출현으로 인한 포괄
적 스키마 구조형성의 쉬움, 그리고 이를 인출단서로서 활용했을 가능성 등이 회상을 증
가시켰다고 보겠다. 공통참조 개념 출현수가 동일한 조건하에서의 위계전개유형이 우세
했던 이유로는, 상위주제에 의한 체제화의 용이, 단위 chunk 수위 감소와 그로인한 작업
기억 부담의 감소, 인출단서로서 외계구조의 작용, 위계구조에 의한 덩이글 내용간의 변
별성 또는 명료성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를 위와같이 해석하여 일반화 하는 데에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그 첫째
는 의미구조 통제의 문제이다. Kintsch(1974;1978)등에 의하면 덩이글의 명제적 의미구조
가 이해와 기억을 결정한다. 그런데 본 연구에서는 더이글의 공통참조관계蝡 문장주제
및 상위주제의 전개유형의 조작에 의해 각 덩이글의 의미구조가 결정되었으며 이외의 변
인에 의한 의미구조의 통제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야기당 명제수(Kintsch(1974)식 분류
법에 의한), 문장별 새로 출현한 개념수, 단어들의 사용빈도, 참조개념들 사위의 거리, 참
조개념이 각 문장에서 차지하는 위치, 공통참조개념의 종류(특정 예를 지칭하는가 아니
면 상위범주개념을 지칭하는가)등의 세부적 의미구조 변인들이 체계적으로 통제되지 못
했다. 또한 문장간의 관계에 있어서 한 문장이 덩이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의 위치, 문장
간의 접속유형(Lee, 1981 ; van Dijk & Kintsch, 1983)이나 교량적 추론(bridging
inference; Kintsch & van Dijk, 1978 ; Clark & Haviland, 1977)의 수등이 조직적으로
통제되지 못했다.
그외에도 실험2를 제외하고는 포괄적(전체 주제적) 응집성과 관련된 의미구조 변인이
통제되지 못했다. 실험 1과 실험 3을 합하여 48개의 덩이글이 사용되었으나 이 각각의
글의 의미내용에서 사건 schema 적 의미구조, 행위-목표구조(Thorndvke ,1977), 이야기
문법 또는 schema 구조(Rumblhart,1975 ; Mandler & Johnson,1977), 이야기 points적 구
조(Wilensky,1983)등으로 지칭되는 포괄적 의미구조가 체계적으로 통제되지 못했다. 따라
서 본 연구결과가 이로한 변인들이 복합된 결과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본 연구자들은
실험 1, 3의 재료와 같이 짧고 공통참조 개념이 많은 경우에는 위의 변인들이 별 효과를
지니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위의 변인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포괄적 의미구조와 관련되 변인을 실험 1,3, 특히 실험3에서 통제하지 못한 까닭은 다
음 세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로, 포괄적 의미구조를 일정하게 통제하면서 동시에 문장
및 상위주제 전개유형을 24개의 덩이글에서 변이시키기 곤란하다는 점이다. 둘째로, 설사
이러한 구조특성을 통제 또는 조작하려 하여도 명제적 의미구조 특성의 추출방식이(특히
한글에 있어서)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셋째는 본 실험 재료와 같이 길이가 짧
고, 공통참조개념 출현회수가 많고 문장주제 또는 상위주제전개유형이 뚜렷한 경우에는
이러한 위미구조 변인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즉 문장주제 전개
유형의 효과가 공통참조개념의 출현에 크게 의존한다고 논의되었듯이, 짧은 덩이글에서
의 포괄적 의미구조 특성의 효과란 문장 및 상위주제 전개유형의 효과에 크게 의존하기
에 포괄적 의미구조만의 효과는 작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이 옳을 가
능성은 Kieras(1981)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이상의 이유들로 포괄적 의미구조 특성을 조직적으로 통제하지 못했으나 추후의 연구
에서는 이러한 변인 효과가 고려되어야 하리라 본다.
두 번째 문제점은 회상내용 분석방법의 문제이다. 한 문장의 주부와 술부의 주개념이
정확히 기억됐는가를 그 문장의 회상에 대한 평점기준 으로 삼고, 이외의 세부적 어휘의
변형은 본래의 의미가 살려진 한 옳은 반응으로 평점하였다. 이러한 평점방법이 독립변
인들의 효과를 과대평가하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각 집단마다 공통
적으로 내재해 있기에 집단간 차이의 해석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반론할 수
있다. 그보다도 더 문제되는 것은 제시된 문장들의 의미적 연결을 피험자들이 추론하여,
제시되지 않은 새로운 문장을 산출했을 때 어떻게 평점하는가의 문제이다. 산출된 문장
이 제시된 문장들의 개념들을 단순히 재배열한 경우와 제시된 개념들에서 윤색적 추론한
(elaborative inference) 새로운 내용을 문장으로 제시한둁 경우를 평점함에 있어서, 전자
는 극단의 예를 제외하고는 옳은 반응으로 간주한 반면, 후자는 틀린 반응으로 평가하였
다. 그러나 이러한 평점방법이 과소 또는 과대평가의 어느 한 면을 강조했을 수 있다. 언
어자극의 이해와 기억이란 주어진 자극 그대로의 이해와 기억이 아니라 각종 지식을 동
원하여 해석하고 추론한 내용을 표상하는 과정임을 (이정모, 1980.1982, 1983) 고려할 때,
윤색적 추론의 경우를 틀린 반응으로 간주한 평점방법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실험 3에
서 회상된 문장 수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추론된 문장의 양을 논의에서 간략히 언급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이와 병행하여 Hildyard(1979), Crothers(1979)등이 제시한 바와 같이
추론 내용을 추론 유형별로 분류하여 양적 분서을 해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Crothers의 20여개의 추론유형 범주를 실제로 적용하여 분석한다는 것의 비효율성 및 그
러한 분석을 하기 위한 형식규칙의 결여라는 문제들 때문에 추론 유형의 보다 세밀한 분
석 가능성 및 그 결과가 주는 의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세 번재 문제는 응집성 분류의 문제이다. 응집성유형의 분류방식이 연구자들 간에 통
일되어 있지 않기에, 본 연구자들은 5개의 응집성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중 3개 유형의
특성을 고찰했다. 그 결과, 문장주제적 응집성(즉 지엽적 응집성)의 효과가 참조적 응집
성에 크게 의존하고 았음이 논의되었다. 그렇다면 이 두 응집성을 별개로 분류할 필요성
이 있는가라고 비판할 수 있다. 또한 상위주제적 응집성과 전체주제적(포괄적) 응집성을
별개로 분류함에 대해 유사한 이유로 비판할 수 있다. 이러한 비판은 응집성을 단순히
지엽적, 포괄적 응집성의 두 유형을 분류하는 Cirilo(1979), Kieras(1979)등에 의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근거에서 이러한 비판의 부적절성이 논박될 수 있다. 문장
주제적 응집성이란 단순한 공통참조적 응집성 이상의 특성을 가지며, 전체주제적 응집성
이란 단순한 상위주제 이상의 문제이다. 공통참조란 한 개념이 문장간의 연결에서 차지
하는 의미구조 내의 위치와 무관한 것인 반면 문장주제적 응집성이란 이러한 의미구조
내의 위치 또는 중요성의 문제이다. 따라서 둘은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없다. 상위주제
적 응집성 역시 문장별 주제들이 하나의 chunk로 또는 단락으로서 잘 연결되는가의 문
제이지, 단락들이 전체적으로 어떠한 목표구조, 초대형구조 또는 전체주제적 구조를 일관
성있게 형성하는가를 혈정해 주지는 못한다. 본 연구의 실험3의 재료와 같이 짧은 덩이
글에서는 상위주제적 응집성의 비중이 커서 단지 상위주제적 응집성과 전체주제적 응집
성의 구별이 어려울 뿐이라고 볼 수 있으며 실험2의 재료와 같은 덩이글에서는 이 두 유
형이 엄격히 구분되어 나타나므로 상위주제적 응집성과 전체주제적 응집성을 하나로 묶
기는 곤란하다. 주제유형을 변별하여 분류할 필요성의 논리는 van Dijk &
Kintsch(1983)에 의해서도 제시되고 있다. 그들은 본 연구의 세가지 주제유형들과 상응하
는 주제들로서 문장적 주제(sentential topic), 계열적 주제(sequential topic), 중심 주제
(discourse topic 또는 theme)의 세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들 주제들이 분명히 다른 수준
의 개념이며 결코 총일한 것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각각의 주제들이 초접맞추어진다
는('In focus'(van Dijk & Kintsch, 1983) ; 'Focusing'(Sinder,1983))면에서는 같으나 초
점맞추어지는 내용이 다르다고 하겠다. 현 시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주제유형, 곧 응집
성유형들을 보다 소수의 범주로 묶으려 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가능한한 세분하고 변별하여 기술할 수 있는 형식규칙이나 의미구조이론(예 van
Dijk(1979)의 relevance structure)을 발전시키는 것과 세분된 유형간의 차이를 민감히 반
영할 수 있는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을 찾는 것이다.
넷째는 응집성의 어떤 면이 더 중요하며 강조되어야하는가 하는 문제다. 본 연구에서
는 덩이글의 표면적 형태를 중심으로 문장간의 연결성을 강조하며 참조적, 문장주제적,
상위주제적 응집성 등의 부분적 응집성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덩이글에 나타난 참조개
념 관계, 또는 주제 전개유형 자체에 응집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응집성이란 본질적으로 덩이글의 표면적 특성을 단서(cohesive device)로 하여 덩이글
의 정보와 독자의 사전지식이 상호작용 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다. 즉, 사건, 행동, 대상,
상황 등이 어떻게 조직화되는 가에 대한 개인의 지식에 응집성이 있는 것이며, 인간경험
의 모든 면에서 일관성,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인지적 경향성에 의해 덩이글의 표상에 응
집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따라서 응집성의 연구에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개인의 사전지
식이 어떤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이 구조의 어떤 특성이 어더한 처리과정을 통해 덩이
글에 응집성을 부여하는가 하는 문제라고 하겠다. 즉, 사전지식의 schema적, 행위-목표
구조적 특성이 어떻게 덩이글의 내적구조를 형성시켜 포괄적 응집성을 부여하는가의 문
제가 앞으로의 연구에서 강조되어야 한다.
상술한 바와 같은 해석상의 문제점이 있기는하나, 본 연구의 실험결과들은 덩이글에서
의 응집성이 글의 기억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라는 연구자들의 입장을 지지해주고 있다.
덩이글에서 나타나는 응집성의 중요함이 일단 확인된 연후에 제기될 수 있는 물음은, 이
러한 응집성의 정보처리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가 하는 문제이
다. van Dijk 와 Kintsch (1978,1983), van Dijk(1977), Vipond(1980), Hobbs(1982)등이 이
러한 처리과정을 명확히 하려고 시도하였다. 특히 Kintsch와 van Dijk(1983)는 응집성의
정보처리과정을 이해의 책략으로 개념화하여 단계별 책략을 규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
정모(1983)도 응집성의 정보처리과정 세부절차의 모델을 제시한 바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들도 아직 응집성 처리과정에 대한 상세하며 포괄적인 분석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
다. 앞으로의 연구과제는 가장 상세한 설명을 줄 수 있는 모델을 찾아내여 그 모델과 연
관하여 앞의 논의에서 제시된 관련변인들이 응집성 형성의 각 단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
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그외에도 본 연구가 덩이글의 이해과정보다는 기억과정의 究明에
더 치중하였는데, 앞으로는 Dell, Mckoon 과 Ratcliff(1983)등이 사용한 priming 방법을
사용하여 덩이글의 이해과정의 연구에 보다 비중을 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
지막으로 응집성의 개념을 Garnham, Oakhill 과 Johnson-Laird (1982)등이 제시한 text
plausibility 등의 의미로 재개념화할 수 있는가도 앞으로 숙고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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