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기억과 외현 기억간 해리, 이에 관한 처리이론과 중다기억체계 이론을 비교 기술하라.
‘외현기억’은 개인이 학습한 일화를 의식적으로 자각할 수 있고 기억내용을 서술할 수 있는 기억과제와의 수행을 의미한다. 외현기억의 척도는 ‘직접기억검사’를 주로 사용한다. 반면에 ‘암묵기억’은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기억 회상 없이 이전의 경험이 수행에 영향을 미치며, 그 기억내용을 직접 서술하기 어려운 기억 과제의 수행을 의미하고 주로 ‘간접기억검사’를 사용한다.
암묵기억과 외현기억을 구분하는 주요한 근거는 이 두 기억검사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해리’들이다. 첫째, ‘부호화단계’에서 조작된 처리수준이나 의미적 정교화 정도가 외현기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암묵기억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셋째, 외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실험참가자에 의해 생성된 자극은 외적으로 제시된 자극에 비해 더 우수한 외현기억 수행을 보이지만 암묵기억 수행에 있어서는 더 열등하다. 이런 해리 현상들은 암묵기억과 외현기억의 구분뿐만 아니라 특히 기억의 구조나 처리 과정들에 관한 여러 이론적 설명들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외현기억과 암묵기억을 설명하려는 이론체계로 ‘처리이론’과 ‘중다기억체계 이론’을 살펴보겠다.
처리이론은 외현기억의 수행과 암묵기억의 수행은 단일한 기억 내에서 서로 다른 처리가 반영된 것이다. 즉 암묵기억 과제에서 요구되는 처리와 외현기억 과제에서 요구되는 처리가 다르다. 이런 처리이론을 지지해주는 근거로는 전이-적합성 처리, 자료 주도적 및 개념 주도적 처리, 그림 우월성 효과 등이 있다.
‘전이-적합성 처리’는 정보의 약호화시에 이루어진 처리와 정보의 인출 시에 요구되는 처리가 겹칠수록 정보의 전이가 쉽게 되어 결과적으로 기억 수행이 더 나아진다. 만일 의미 처리를 필요로 하는 과제에서라면 의미 처리로 약호화한 경우가 더 나은 기억 수행을 보인다. 또 외현기억검사는 주로 기억 재료와 의미에 의존하는 개념주도적 처리에 의해 수행이 향상되고, 암묵기억검사는 주로 학습시의 과제와 검사간 기억 재료의 지각적 조작의 일치여부에 의해 영향을 받는 자료주도적 처리를 필요로 한다. 마지막으로 외현기억엄사에서는 그림이 단어보다 더 잘 회상되고 암묵기억 검사에서는 단어가 그림보다 많은 점화를 보인다.
위의 처리이론에서 기억검사가 상이한 처리과정을 측정한다는 주장에 반해서 기억검사가 상이한 기억을 측정한다고 보는 중다기억체계 이론을 살펴본다. 중다기억체계 이론에서는 장기기억이 단일 체계가 아니라 여러 개의 다른 하위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즉 외현기억을 담당하는 기억체계나 암묵기억을 담당하는 기억체계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Schacter와 Tulving이 제시한 다섯 가지 기억체계를 들 수 있다. 절차기억, 지각표상 체계, 의미기억, 등은 암묵기억 과제에 관여하고, 일차기억과 일화기억은 외현기억에 관여한다. 결론적으로 처리이론도 중다기억체계 이론도 모두 직ㆍ간접검사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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