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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황정민 “연봉 300에도 나름 행복했다”(인터뷰)

반찬이 2009. 3. 31. 10:55
뉴스: 황정민 “연봉 300에도 나름 행복했다”(인터뷰)
출처: 뉴스엔 2009.03.31 10:55
출처 : 영화
글쓴이 : 뉴스엔 원글보기
메모 : [뉴스엔 글 송윤세 기자/사진 지형준 기자]
배우 황정민은 자신을 연기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백수라고 정의했다.
황정민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를 통해 본인은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여태껏 후회한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배우의 길에 들어선 것, 결혼, 작품선택 등 마음속으로 되짚어 보며 선택과 결과에 대해 자신을 원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살면서 어떤 것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어떤 일을 선택하고는 그 일을 해 나가는 당시에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죠. 전 절대로 낙관론자는 아니예요. 단지 내가 최고의 역량을 발휘해 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것을 택해 노력할 뿐이죠."

황정민의 말과 태도는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확신과 의지가 엿보였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을 시작한 그는 집에서 뭐라고 하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싫어하는 과목은 책 한번 펴지 않은 반면 좋아하는 과목은 시키지 않아도 미친 듯이 공부를 즐겼을 만큼 호불호가 분명했다.

"중학교 때 연극 단체관람을 했는데 막이 올라갈 때 배우들의 발목이 보이는 게 정말 끌리더군요. '저 사람들은 무대 위에서 어떤 기분이 들까? 나도 한번 저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 사로잡았죠. 집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잖아요. 예술고등학교를 진학해 연기를 배우면서 제가 마치 예술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정말 기뻤죠."

재수를 경험하고 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그는 '평생 연극할 텐데 대학에서도 연극을 해?'라는 마음에 대학에서는 주로 무대스태프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렇듯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럽겠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은 연기자들의 꿈과 희망을 조금씩 사그라지게 만드는 주요요인이다.

황정민 역시 10년간을 대학로 연극무대에 섰고 전도연과 함께 출연한 2005년 영화 '너는 내 운명' 이후 자신의 이름을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길고 긴, 희망마저도 간절한 무명배우 시절을 그는 어떻게 견뎠을까.

"솔직히 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있어 '죽기밖에 더하겠냐?'라는 마음으로 살았어요. 당시 연봉 300만원이었지만 그렇게 일 년을 살고도 돈이 남았죠. 연극하고 한 달 30만원 받으면 지하철 패스 끊고 남은 돈으로 친구들하고 술도 마시면서 나름대로 잘 지냈어요."

그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돈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있겠지만 자신은 행복했단다. 황정민은 "경제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했다면 이 일 못했죠. 난 일단 이 일이 좋았어요. 돈은 나중 문제예요. 돈은 벌수도 있고 못 벌수도 있는데 그런 거 연연해서 살면 재미가 없지 않아요? 내겐 내가 무언가를 자신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해요"라고 강조했다.

강인한 의지도 몇 십번의 실패와 좌절 끝에는 꺾일 법도 하다. 직업노선을 바꾸기도 하고 때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황정민은 달랐다. 대체 어떤 원동력이 그를 이 자리까지 서게 만들었을까.

"설령 일이 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았더라도 왜 내가 그런 선택했는지, 내가 과연 그 일을 정직하게 했는지를 살펴보면 답은 나와요. 다 속여도 내가 연기를 정직하게 했느냐 안했느냐는 스스로 알거든요. 진심으로 연기를 했나 안 했나, 더 쉬운 예로 진심으로 웃었냐 그냥 웃는 척을 했느냐는 별 것 아닌 종이 한 장 차이 같지만 굉장히 다르죠."

한편 황정민은 4월 2일 개봉을 앞둔 영화 '그림자살인'에서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탐정 캐릭터를 소화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순박한 농촌총각, 비열한 조직폭력배, 마약단속반 형사 등 스크린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이번엔 구한말 탐정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절 부러워하는 대학로 후배들에게 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나예요. '땅 파는 기계를 사서 땅을 파봐라. 연극 관람료 1만5천원이 나오나. 누구보다 너 스스로 네 연기에 대해 가장 잘 알 것이다. 연기에 대해 정직하라. 그렇다면 그 정직함은 언젠가 드러나게 돼 있다. 단지 차이점 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일찍 알아주냐, 늦게 알아주냐 이 차이다' 이게 제가 알고 있는 한 가지예요"

송윤세 knaty@newsen.com / 지형준 jeehouse@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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