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이런 사람일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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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가을하늘~ 조회수 : 2273 09.05.21 01:46 http://cafe.daum.net/10in10/1pRl/290380
친정엄마는 정말로 너무너무너무너무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은 엄마품이 한창 따뜻한 시기에, 전 엄마가 너무 무서워서
엄마 그림자만 봐도 오금이 저렸어요.
너무 많이 맞았고, 너무 많이 혼났고..
제가 마음이 좀 여려서(안 믿으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엄마한테 혼날때 많이 울었는데,
울면 엄마한테 반항하는거냐고 하면서 더 맞고 더 혼났어요.
그래서 지금도 전 소리내서 울지않습니다.
가슴으로 꺽꺽 거려도 조용히 눈물 흘리는 것이 버릇이 되어서..
내가 대학생이 되어도, 내가 서른이 넘어도, 내가 결혼을 해도..
엄마는 여전히 무서웠어요.
여전히 자질구레한 것들로 꾸중하시고 전 엄마를 만날 일이 있으면
뭘로 꼬투리 잡혀서 혼날까 싶어 가슴부터 먼저 두근 거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애 낳고 엄마가 달라보입니다.
우선은, 첫째 아이였던 나를 키우기가 정말 힘드셨을 거라는거...
전 세상물 먹을대로 먹고 서른여섯에 첫째를 낳았지만,
엄마는 대학 졸업하자마자 결혼해서 스물 다섯에 나를 낳았으니,
나보다 훨씬 힘드셨을 거라는거..
그리고 엄마가 달라지셨습니다.
그전엔 사소한 실수, 별것 아닌것들로 꼬투리 잡아 그렇게 야단을 치시더니,
요새는 그러지 않으십니다.
며칠전에는 저녁에 우리집에 잠시 들리셨더라구요..(남편 없을때..)
누가 쑥을 직접 캐다가 떡을 해줬는데, 조금밖에 없으니까 너 혼자 먹으라고,
진짜 쑥이라 몸에 좋은 거니까 너 혼자 먹으라며 제 손에
떡 한덩이를 쥐어주고 가시더라구요.
쑥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까만색에 가까울만큼 검은 떡 한덩이..
먹는 걸로 사람 차별 하시는분 절대 아니시고, 그렇게 냉정하시고, 그렇게 엄격하신 분인데,
아무도 몰래 먹으라고 쥐어주던 그 떡 한덩이가 어찌나 가슴에 복받치던지..
오늘은 울 딸내미 한테
'너거 엄마 힘들게 하지 마라~ 니가 아무리 이뻐도 너거 엄마 힘들게 하면
니가 밉다. 한다리 건너가 천리길이라고, 니보다 내딸이 더 이쁘다.' 이러시네요.....
엄마 사랑 이제 느끼는거 보니까 제가 너무 늦게 철이 드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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