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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데리고 온 자식에게는 ?

반찬이 2010. 4. 30. 16:29

 

우리 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들이 자기 엄마에게 대들면서 이렇게 불평하였
다.

“엄마는 왜 이렇게 사람 차별하세요? 아빠하고 밥 먹을 때는 반찬을 다섯 가
지, 여섯 가지씩 놓고 먹으면서 나하고 먹을 때는 달랑 두 가지만 주냐구요?
너무하지 않아요? 웬만큼 차이가 나야지.”

정말 그랬다. 아내는 남편이 없으면 자신의 입맛도 별로 없다고 하면서 아들하
고 대충 차려 먹는 습성이 있었다. 그것을 아들이 지적한 것이다. 이때 아내
가 지혜롭게 대답했다.

“상준아, 너는 내가 낳은 아들이지 않니? 너는 내가 어떻게 해도 다 이해할
수 있지만 아빠는 그렇질 않아? 아빠는 내가 낳은 아들이 아니라, 데리고 온
아들이야! 생각해 봐라. 내가 낳은 아들은 내가 어떻게 해도 다 이해하고 또
받아들이지만 내가 데리고 온 아들은 그렇질 않단다. 데리고 온 아들은 눈치
도 많이 봐야 하고, 또 삐지기도 잘하잖아? 내가 낳은 아들하고 똑같이 데리
고 온 아들한테 하면 데리고 온 아들은 금방 시무룩해지고 삐지고 그런단 말이
야! 어떻게 하겠니? 내가 낳은 아들인 네가 이해해야 되지 않겠니?”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들어보니깐 그 말도 일리가 있네요!”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남자는 제2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겪는다고 주장
하면서 그로 인해 남자는 아내로부터 엄마와 같은 사랑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즉, 남편은 아내에게 육체적인 연인의 사랑, 친구와 같은 우정의 사랑과 함께
엄마의 사랑과 같은 아가페의 사랑을 본능적으로 요구한다. 그래서 남편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아내에게 엄마에게 받았던 것과 같은 인정과 사랑, 보살
핌, 헌신 등을 받으려 한다. 그러나 그 아내가 남편이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있
는 그 욕구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했을 때 남편은 욕구불만을 느끼게 되고 그것
이 적당한 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표출된다.

그렇기에 아내들은 남편을 바라볼 때 '데리고 온 아들'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생각해 보자. 입양한 아들과 내가 낳은 아들이 있다면 똑같은 사건에 대
해 반응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내가 낳은 아들에게는 호되게 야단칠 수도 있
고, 매를 들 수도 있지만 입양한 아들에게는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갈 것이다.
‘혹시나 이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그 아이를 제대로 닦달하
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내가 낳은 아들에게는 칭찬도 별로 하
지 않겠지만 입양한 아들에게는 가능한 대로 칭찬하고 격려하여 그 입지를 세
워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남편이 바로 입양한 아들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것도 자기 주장이 강하고 삐지기도 너무 너무 잘하는 ‘골치 아픈’, 그래서
‘내 마음대로 다루기 힘든 존재’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따스하고도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진 아내가 모성애적 본능
으로 그‘데리고 온 아들’인 남편을 감싸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남자가
통도 크고 세상을 다 품을 것 같지만 그 아내조차도 품을 수 없는 좁은 아량
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밖에 나가서는 큰 소리도 치고 세상을 호령하는
것 같지만 기실 그 속내는 도랑물보다 좁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아내가 그저
품어주고 인정해 주며 최고라고 여겨준다면 그 남자의 마음은 한강처럼 폭이
넓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 세상은 남자가 지배하지만 그 남자는 여자가 만든다고 말한다. 세상
의 아내들은 남편을 바라볼 때‘데리고 온 아들’이라는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
보는 게 마땅할 것이다. 그것이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비결이다.

출처 : 상담심리자료창고
글쓴이 : 쎄라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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