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ssion/기본이야!

주일미사관면

반찬이 2005. 8. 6. 21:29

하루는 사제관에 있는데,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신부님,

주일미사 관면해 달라고 신자분들이 찾아왔는데요, 어떻게 할까요?"

 

"예?" 

 

 

 

주일미사 관면이라니?

 

사정인즉,

 

돌아오는 이번 주일에

 

어디에 가기 때문에 주일 미사 참석이 어렵단다.

 

그래서, 미리 전에 신부에게 와서

 

주일 미사를 참석할 수 없음을 허락받게 되는

 

주일 미사 관면을 신청하러 온 것이다.

 

주일 미사 관면....

 

음...

 

교회법에도 없는,

 

나도 처음 들어 본 단어...

 

성당에 들어갔더니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와 계신다.

 

"주일 미사 관면 좀 해 주세요.."

 

할머니의 말씀에 손 한번씩 잡아 드리고

 

강복드리고 보내드렸다.

 

너무나도 황당해서

 

식사하면서 주임신부님께 여쭈어 봤다.

 

주일미사 관면은

 

옛날에는 주일에 일을 해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그 일에 대한 관면을 해 주었다고 한다.

 

그것도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치면서 교회는

 

아죠르나멘토 - 적응(aggiornamento) -를

 

외쳤고, 여기에 따라

 

세계 현실을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적응시키고자

 

세계에 자기를 개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는데,

 

이 또한 그 부분 중 하나인 것 같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주일미사 불참에

 

아무런 마음의 거리낌도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현대 세상에 이런 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대단해 보인다...

 

 

 

'admission > 기본이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와 불평  (0) 2005.10.16
감사와 불평  (0) 2005.10.16
응답이 왔어요... 응답이..  (0) 2005.08.03
복수는 나의 것...  (0) 2005.07.24
레지오 단원 명단  (0) 200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