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용승
제목: 분리-개별화 이론의 재조망
출처: 임상심리학의 최근 동향(2002). 김중술 교수 정년퇴임 기념 심포지엄.
Margaret Mahler의 분리-개별화(separation-individuation) 이론(Mahler, Pine & Bergman, 1975)은 임상적으로 도출된 심리 발달에 관한 개념들과 유아 연구로부터 나온 경험적인 증거들을 통합하려는 체계적인 첫 시도였다(Gergely, 2000). Mahler의 선구적인 연구는 심리 발달에 관한 정신분석적인 접근과 유아 연구, 애착 이론, 발달 정신병리 등과 관련하여 많은 이론가들과 연구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또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Mahler 등(1975)은 유아가 자기와 타인 간의 분화에 대한 자각이 없는 원초적인 인지적, 정동적(affective) 상태로부터 시작하여, 분리와 개별화를 중심으로 심리내적이고, 행동적인 삶의 조직화가 발달한다는 사실을 추론하고 관찰하였다. 이 과정은 발달적으로 정상적인 자폐기(normal autistic phase)와 공생기(symbiotic phase) 이후에 시작되는데, 유아는 어머니를 정서적으로 활용(emotional availability)하면서 점차로 분리된 심리 기능을 성취하게 된다. 분리-개별화는 공생기 이후에 분화와 관련된 다양한 표현들로부터 시작하여(differentiation subphase), 어머니를 거의 배제한 채 자신의 자율적 기능에 몰입하는 연습기(practising subphase)와, 어머니로부터의 분리를 더욱 명확히 인식하면서 어머니에게로 주된 관심이 다시 향하게 되는 재접근기(rapproachment subphase)를 거쳐, 마침내 자신의 개별적인 정체감을 형성하고 정서적 대상 항상성(emotional object constancy)을 향한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러한 분리-개별화를 통해 유아는 ?심리적인 탄생?을 하게 된다.
분리-개별화 이론에서 분리와 개별화는 두 개의 상호보완적인 발달 경로라고 할 수 있다. 분리(seperation)는 아이가 어머니와의 공생적 융합(symbiotic fusion)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분화, 거리두기, 경계형성, 어머니로부터의 분리)이고, 개별화(individuation)는 아이가 자신의 개인적 특성들(심리내적 자율성, 지각, 기억, 인식, 현실검증 능력 등)을 갖추어 가는 것이다. 여기에서 분리는 자신과 세상이 분리되어 있다는 감각을 성취하는 것으로, 이러한 분리감은 점차로 대상 표상과는 구분되는 자기라는 명확한 심리내적 표상(intrapsychic representation)으로 발달해간다. 최적의 상황은 어머니로부터의 분화와 관련된 자각이 아이의 독립적인 자율적 기능의 발달과 나란히 진행되는 것이다.
Mahler의 이론에서 유아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구와 다시 어머니와의 공생적인 융합 상태로 되돌아가고자하는 욕구 사이에서 분투하는 존재로 기술된다. 여기에서 공생이라는 개념은 정신분석가들 뿐만 아니라, 문학 비평가와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폭넓게 수용되고 있는데(Bergmann, 1971), Mahler에 있어 공생(symbiosis)은 행동적인 상태라기보다는 심리내적인 상태(intrapsychic condition)를 일컫는다. 이것은 아이와 어머니 간의 분화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태이거나 혹은 미분화된 자기-대상 상태로의 퇴행이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Mahler et al., 1975).
Mahler 등은 자폐 증후군(Kanner, 1949)이나 공생 증후군(Mahler, 1952) 등과 같은 유아 정신병 연구들을 통해, 이 아이들이 어머니와 유아의 공생 궤도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혹은 그 상태를 떠날 수 없는 것으로 추론하였다. 이들은 양육하는 사람으로부터 오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적응 능력을 전혀 보이지 않는, 말하자면 "모성 원리(mothering principle)"를 활용할 수 없는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실제적인 분리를 조금이라도 자각하게 되면 공황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심지어 전능적인 공생적 합일(omnipotent symbiotic unity)이라는 망상을 유지하기 위해 자율적 기능(예를 들어, 말하기나 운동)의 연습 조차도 포기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
Mahler 등은 분리-개별화 단계와 관련하여 몇가지 가설들을 설정하였다. 우선 그녀는 분리-개별화 단계가 자아(ego)와 대상 관계(object relation)의 발달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보았다. 두 번째는 분리 자각에 수반되는 불안에 대한 가설인데, 어떤 아이의 경우 어머니로부터 분리되어 기능하는 것에 대한 정서적인 준비가 지체된 채, 운동 기능이나 다른 자율적 자아 기능의 급진적인 성숙이 일어날 때 유기체적 공황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가정하였다(Mahler, 1952). 바로 이러한 공황 반응이 파편화(fragmentation)를 초래하고 그 결과로 공생적 유아 정신병이 발생할 수 있다(Mahler, 1960). 세 번째 가설은 분리-개별화가 정체감(a sense of identity) 발달과 유지에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 가설은 정신병 아동이 "인간으로서의 정체감(a sense of human identity)"은 차치하고서라도 온전하다는 느낌(a feeling of wholeness) 또는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느낌(a feeling of individual entity)을 결코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관찰하면서 생겨나게 되었다. Mahler는 자폐증과 공생적 유아 정신병을 두 극단적인 정체감 장애로 간주하였으며, 어머니-아이의 첫 상호작용에서부터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고 보았다. 자폐증에서는 주체와 인간 대상 사이에 생기없고(deanimated) 얼어붙은(frozen) 벽이 존재하는 반면, 공생적 정신병에서는 자기와 비자기 사이에 융합(fusion), 용해(melting), 그리고 분화의 결여(즉, 경계의 전반적인 모호성)가 존재한다. 네 번째 가설은 공생적 정신병 아동들이 현실 세계와 관련되어 있다는 안정된 느낌과 분리감을 발달시키기 위한 기초로서, 어머니를 실제 외부 대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관찰에서 나왔다. Mahler는 분리-개별화 과정을 통한 아이와 엄마의 접촉 양상, 그리고 분리의 성취와 개별화된 성격 패턴을 획득하도록 돕는 어머니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가설에 근거하여 Mahler 등은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어머니-유아 쌍에 대한 관찰을 기술하는 종단 연구를 수행하였다. 실제로 예비 연구(1952년-1962년)와 공식적인 연구 기간(1962년-1968년)을 통해 연구자들은 38명의 아이들과 그들의 어머니 22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Mahler 등의 관찰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정신분석 치료에서처럼 시종일관 잔잔하게 떠있는 주의(free-floating attention)를 기울이는 것이었는데, 그녀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일상적이고 예측되는 행동과, 때로는 예측을 불허하고 놀라우며 특이한 행동 사이의 연결점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Mahler는 언어 이전(preverbal) 유아의 내적인 삶을 구성하는 데에는 신체감각적 공감(coenesthetic empathy)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또한 운동과 몸짓 행동(motor-gestural behavior) 관찰은 심리내적 사건들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였는데, 운동(motor), 근육감각적(kinesthetic) 기능은 유아가 자신을 표현하고 방어하며 방출하는데 사용하는 중요한 통로이고, 이것을 통해 내부 상태에 대한 추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Mahler는 이러한 연구방법이 정신분석가들과 실험 심리학자들 쌍방으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관찰들은 대체로 임상적 정신분석에서 사용하는 자기보고, 기억의 출현, 증상 변화 등을 통한 확증 기회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정신분석적 눈"으로 관찰하였으며, 심리내적 삶을 다루었던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연구자들 앞에 펼쳐지는 현상에 주의를 기울였다. 다른쪽에서 엄격한 실험 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연구자들은 증거들을 평가하는데 있어 주관적인 편향이나 후광 효과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고도로 임상적이고 개방적이면서도, 다소 표준화된 상황에서 반복적인 만남을 통해서 상당한 정도의 합의적 타당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실제로 이러한 연구방법을 통해 관찰되고 추론된 발달 단계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정상적 자폐 단계(normal autistic phase)
공생 단계 이전의 몇주 동안은 잠자는 것같은 상태가 각성 상태보다 신생아에게 훨씬 더 중요하다. 이 기간 동안 신생아들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지배적이었던 리비도 분포 상태, 즉 환각적으로 소망을 충족하는 폐쇄된 단일 체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상적 자폐 단계에서는 외부 자극에 대한 리비도 점유가 거의 없으며, 외부 자극에 대해 선천적으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자극장벽(stimulus barrier; Freud, 1895, 1920)이 존재한다. Mahler는 이러한 감각 상태를 은유적으로 개념화하여 생후 첫 몇주 동안의 발달 단계를 정상적 자폐 단계라고 불렀다. 유아는 전능하고, 자폐적인 궤도 안에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태에 있으며(Ferenczi, 1913), 어머니의 돌봄(mothering)을 통해서, 원래 상태로 퇴행하려는 경향성으로부터 점차 벗어나 환경과의 접촉과 감각적인 자각이 증대된다.
자폐 단계는 외부 자극에 대한 점유가 상대적으로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전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고, Wolff(1959)가 기술한 깨어있는 비활동(alert! inactivity) 상태라고 할 수 있다(Mahler, et al., 1975).
2. 공생 단계(symbiotic phase)
유아는 생후 2개월부터 욕구 충족 대상에 대한 희미한 자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정상적 공생 단계의 시작을 나타낸다. 공생 단계에서 유아는 자신과 어머니가 마치 공통 경계를 가진 이중 단일체(a dual unity within one common boundary)인 것처럼 행동하고 기능하는데, 유아는 Freud와 Romain Rolland이 "대양처럼 느껴지는 무경계감(the sense of boundlessness of the oceanic feeling)"이라고 부른 상태를 경험한다(Freud, 1930). 이 시기에는 자극 장벽이 깨어지기 시작하고, 리비도 점유가 신체 내부에서 주변으로 향하는 전환을 통하여 리비도가 어머니-유아의 공생 궤도를 둘러싸기 시작한다(Mahler, 1967, 1968). 어머니와 유아의 공생 궤도에 점유된 리비도는 선천적인 자극장벽을 대신하여 긴장이나 스트레스 외상으로부터 초보적인 자아(rudimentary ego)를 보호한다(Kris, 1955; Khan, 1963). 이러한 정상적 자폐단계와 공생 단계는 유아가 아직 분화를 시작하지 않은 초기의 두 단계인데, 대상관계의 관점에서 볼 때 전자는 ?대상이 없는(objectless)? 시기이고, 후자는 ?대상 이전의(preobjectal)? 시기라고 할 수 있다(Spitz, 1965).
공생기에서 유아는 어머니 표상과 전능한 융합(omnipotent fusion)을 경험하고, 신체적으로 분리된 두 개체 간의 공통 경계를 가진다. 유아의 불특정한 미소 반응은 유아가 욕구 충족적인 대상관계로 진입했음을 나타내는데, 유아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어떤 부분 대상으로부터 만족이 오는 것임을 희미하게나마 인식하기 시작하며, 어머니에게 리비도를 점유하기 시작한다. 이때 유아가 경험하는 몸 전체를 통한 접촉 지각적 경험은 운동 감각의 발달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공생 경험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병행하여 유쾌-불쾌 경험이 계속되면서 신체 자아(body ego) 표상의 구분이 일어난다. 신체 자아를 형성하는 데에는, 신체 내부의 내장으로부터 느껴지는 자극에 대한 리비도 점유로부터 말초적인 감각지각적 리비도 점유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내적 감각들(inner sensations)을 통해 자기의 핵(the core of the self)이 생겨나고, 점차 자기에 대한 정체감(sense of identity)이 형성된다. 자기 이미지와 대상 이미지는 유쾌한(좋은), 그리고 불쾌한(나쁜) 정동 경험과 지각들에 대한 점증하는 기억의 흔적들로부터 생겨난다.
3. 분화(differentiation)(분리-개별화 과정의 첫 번째 발달단계)
생후 4-5개월 경 분화의 시작이 나타난다. 불특정한 사회적 미소는 점차 어머니에 대한 특정한 선택적인 미소 반응이 되는데, 이것은 유아와 어머니 사이에 특정한 유대가 확립되었다는 결정적인 표시이다(Bowlby, 1958).
공생 궤도 내부에 집중해있던 유아의 관심은 깨어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점차 외부로 확장된다. 이러한 분화 단계를 통해 유아는 기민성(alert!ness), 지속성(persistence), 목표 지향성(goal-directedness) 등의 새로운 측면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연구자들은 이러한 측면이 "부화(hatching)"를 나타내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유아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기민한 감각 중추를 발달시키게 되는데, 생후 6개월 쯤에 분리-개별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이 시작된다. 이때 유아는 어머니의 얼굴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촉감으로 느끼면서 탐구하는 행동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다.
어머니가 유아를 얼러주거나 자극을 주는 양식은 유아에게 전달되는데, 이것은 유아 자신의 방식으로 동화되며 매개 대상(transitional object)으로 나타난다(Winnicott, 1953). 유아는 어머니 몸과의 접촉 욕구를 잘 나타내고, 부드러우며, 유연하고, 따뜻한 접촉감을 주는 대상을 찾는다.
생후 7-8개월부터 보이는 "어머니를 되돌아보고 점검하기(checking back)"는 분화의 시작을 알려주는 중요하고 규칙적인 신호이다. 그리고 "낯선 사람 불안(stranger anxiety)"이 나타나는데, Mahler는 공생 단계에서 적절한 경험을 한 아이들은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신기함으로 낯선 사람을 살펴본다고 보았다.
4. 연습기(practicing subphase 분리-개별화 과정의 두번째 발달단계)
생후 10개월 경부터 유아의 인지 기능과 서서 걷기와 같은 자율적인 기능이 급성장한다. 이러한 연습기를 특징짓는 것은 운동 기술 자체의 발달이 아니라 때로 어머니를 거의 잊을 정도로 자율적인 기능의 연습, 특히 운동성에 의기양양하게 몰두하는 것인데, 유아는 ?숙달의 즐거움(pleasure in mastery)? (Hendrick, 1951)을 만끽하고 ?세계와의 사랑(love affair with the world)? (Greenacre, 1957)에 빠진다. 점점 유아는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세계의 위대함에 도취되는 것처럼 보이며, 유아의 나르시즘(narcissism)이 절정에 다다른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유아는 어머니를 정서적 재충전(emotional refueling)을 위해 되돌아와야 할 일종의 홈 베이스처럼 생각한다.
유아가 보이는 의기양양함은 운동 능력의 연습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의 융합으로부터, 혹은 어머니에게 다시 함입되는 것으로부터 탈출하는 것과 관련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아의 깍꿍놀이(peek-a-boo game)나, 달아나기 행동 등은 어머니에 의해 다시 함입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머니는 이 시기에 유아의 신체에 대한 소유를 포기하게 된다. 걸음마는 어머니와 아이 모두에게 커다란 의미가 있는데, 아이가 잘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어머니의 기대와 믿음은 아이의 안전감 발달에 매우 중요한 자극제가 되고, 아이의 마술적 전능감을 자율성 및 자존감의 기쁨과 맞바꿀 수 있는 최초의 격려가 된다.
연습단계에 있는 아이들은 유쾌함 또는 상대적인 고양감을 경험하는 중요한 시기를 가지며, 어머니가 방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만 "저조한 기분(low-keyedness)"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된다.
5. 재접근단계(rapproachment subphase 분리-개별화 과정의 세번째 발달단계)
생후 15개월경 아이와 어머니 관계의 질적 요소가 크게 변한다. 연습단계에서 어머니는 정서적인 재충전이 필요할 때 되돌아올 수 있는 안식처였지만, 이 시기가 되면 어머니는 더 이상 단지 안식처가 아니며, 계속해서 확장되어가는 세상에 대한 발견을 나누고 싶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어머니가 분리되어 있음을 의식하게 되면서, 아이는 어머니의 바램이 자신의 바램과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연습기의 위대함과 전능함의 느낌에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된다. 초기 재접근 단계에서 아이는 어머니가 없을 때 과도한 활동성과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을 보이고, 낯선 사람 반응이 다시 나타나게 된다.
이상적인 자기감의 상실과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아이는 Mahler가 말한 "재접근 위기(rapproachment crisis)"에 처하게 된다. 18개월된 걸음마 아이는 양방향으로 향하는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가감정(ambivalence)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한편으로는 어머니와 분리되고 위대하며 전능한 존재가 되고 싶은 욕구와, 다른 한편으로 어머니에게 의존해서 자신의 소망을 마술적으로 실현해주기를 바라는 두가지 욕구 사이에서 갈등이 생겨난다. 이제 아이는 어머니에 대한 실망과 자신의 능력의 한계에 대한 상대적인 무력감,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다루지 않으면 안된다. 많은 경우 아이들은 불만족, 기분의 빠른 변화, 짜증 등이 늘어나게 된다. 이 시기에는 어머니를 밀쳐내는 행동과 어머니에게 매달리는 행동이 빠르게 교차하는 것이 특징인 양가적 갈등을 경험하는데, 이러한 교차 행동은 ?양가경향성(ambitendency)?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아이가 대상 세계를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분할(splitting)한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대상 세계의 분할은 성인의 경계선 장애에서 나타나는 전이의 특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Kernberg, 1995).
21개월이 되었을 때, 아이의 재접근 투쟁은 일반적으로 감소되며, 전능한 통제 요구, 심한 분리 불안 경험, 친밀감과 자율성을 번갈아 요구하는 것 등이 점차로 가라앉는다. 이 때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 기능할 수 있는 어머니와의 최적의 거리를 재발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개별화 능력들이 증가하는데, 언어 발달을 통해 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욱 커지고, 부모들이 제공하는 좋은 것에 대한 동일시를 하고 규율과 요구의 내재화가 일어나며, 상징적인 놀이를 통해 소망과 환상을 표현하는 능력이 발달한다. 또한 성정체감이 시작된다.
6. 개별성의 응집화(consolidation of individuality)와 정서적 대상 항상성(emotional object constancy)의 시작(분리-개별화 과정의 네번째 발달단계)
네 번째 단계의 주요 과제는 일생을 통해 지속되는 뚜렷한 개별성을 성취하고, 어느 정도의 대상 항상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아이는 자신의 개별성에 대한 감각 뿐만 아니라 긍정적으로 리비도가 점유된 타인에 대한 내적 감각들을 획득해야한다.
정서적 대상 항상성은 긍정적으로 리비도가 점유된 어머니 상이 점차 내재화됨으로써 확립된다. 이것이 잘 확립된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긴장과 불편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로부터 분리되어 기능할 수 있게 된다. 정서적 대상 항상성은 애정 대상이 부재하는 동안에 그 표상을 유지하는 것 이외에도, 어머니에 관한 ?좋은? 대상 표상과 ?나쁜? 대상 표상을 하나의 전체적 표상으로 통합시켰음을 나타낸다. 이것은 공격 추동과 리비도 추동의 융합을 촉진하고, 공격성이 심해질 때 대상에 대한 증오를 완화시킨다. 이러한 정서적 대상 항상성을 수립하는데에는 영속적인 대상에 관한 상징적인 표상을 인지적으로 획득하는 것(Piaget, 1937)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밖에 추동 에너지의 중성화, 현실 검증, 좌절과 불안에 대한 내성 등이 관련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몸짓 언어가 아직 남아있기는 하지만, 재접근기에서 시작한 언어적 의사소통은 네 번째 발달단계 동안 급속히 발달하여 다른 의사소통 양식들을 대체한다. 놀이는 보다 목적성을 띄게 되고 건설적이 된다. 그리고 환상놀이, 역할놀이, 가상놀이가 시작된다.
이러한 Mahler의 분리-개별화 이론에 대해서는 경험적, 이론적, 방법론적으로 많은 비판들이 제기되었다. 우선은 경험적인 측면에서, 유아가 자극 장벽으로 세상과 차단되어 자폐적인 상태에서 살아가기 시작한다는 Mahler의 주장은 많은 유아 연구자들에 의해 의문시되었다(Peterfreund, 1978; Lichtenberg 1981, 1987; Esman, 1983; Stern 1985; Gergely 1992).
Stern(1985)은 갓 태어난 유아들이 적절한 자극 수준의 역치와 감당할 수 있는 자극의 양과 지속 기간에서만 다를 뿐이지, 다른 시기에 비해 자극 장벽의 존재와 같은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리고 유아는 자폐적이지 않고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인 자극에 깊이 관여하고 관련된다고 주장하였다. 최근의 유아 실험 연구들을 보면, 유아가 태어나면서부터 특정의 물리적, 사회적 자극들을 선천적으로 기대하고 선호하면서 외부 자극을 능동적으로 지향하고 처리한다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신생아는 사람 얼굴 윤곽에 대한 선천적인 민감성을 보이고, 여자 목소리에 대한 선호가 있으며, 특정 얼굴 표정이나 기본 정서 표현을 모방하는 능력, 시각적으로 대상을 따라가는 능력, 감각 양상들에 걸쳐 정보를 전이하는 능력 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Gergerly, 2000; Beebe et al., 1997).
신생아가 자폐적이기보다는 사회적 자극에 관심을 보인다는 비판들에 대해 Mahler 자신도 ?자폐적(autistic)?이라는 용어보다는 ?깨어나는(awakening)?(Stern, 1985) 혹은 ?반자폐적(semi-autistic)?(Harley & Weil, 1979)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이 문제를 새롭게 다루려고 시도하였다.
Stern(1985)은 또한 유아의 자기와 타인 지각에 관한 연구 자료들을 들어, 자기와 대상이 출생 시에 분화되지 않았다는 Mahler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Tyson과 Tyson(1990)은 이러한 비판이 유아 연구자들과 정신분석가들 간의 기본적인 오해를 드러내고 있다고 보았다. 즉, 많은 유아 연구자들이 실험 연구들을 통해 제시한 생리적인 사전적응성(physiological preadaptiveness)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용하지만, 정신분석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심리내적인 자기 표상과 대상 표상을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심리 구조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용하다고 주장하는 증거들은 없다는 것이다.
Pine(1985, 1990)도 최근의 유아 연구 결과들과 Mahler의 공생기에 보이는 융합 경험이 서로 모순되지 않으며, 경험이 조직화되는 방식에서의 시점(moment)이나 입장에 따른 차이를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기와 타인의 형성이 먼저 일어나고, 그런 다음에야 융합(merger)과 같은 경험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Stern(1985)을 비판하면서, 자기와 타인의 출현, 그리고 융합 경험이 반드시 배타적으로 따로 일어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즉 현실에 조율된 유아의 지각적, 인지적 수행은 Wolff(1959)가 말한 깨어있는 비활동(alert! inactivity) 시기에 주로 일어나고, 엄마 젖을 빨 때라든지, 엄마의 몸에 안겨들 때, 졸리거나 잠잘 때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거나, 서로 종알거릴 때, 엄마의 따뜻함, 촉감, 소리들을 들으면서 졸려하는 조용한 순간들에서 엄마와 강렬한 융합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Pine(1990)은 지금까지 수행된 대부분의 유아 연구들이 각성 상태에서 관찰 가능한 행동들에 주로 기초하였고, 정동(affect)이 부과된 추론된 내적 경험에 기초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는 정동과 소망의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융합(merger)이라고 하는 것은 지적인 평가 측면이라기보다는, 추론된 무의식적인 환상이나 정동적인 융합 경험에 관한 것이라고 하였다. 한 예로, 심하게 나르시스적인 환자나 심지어 정신분열증 환자도 엄마와의 융합된 상태를 추론할 수 있는 준거를 만족시키지만, 일상생활에서 관찰가능한 많은 행동들을 보면 분리된 개인으로서 기능하고, 유아 관찰 연구에서 사용된 지각 검사에서도 분명히 자기-대상의 분화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적인 연구와 관련된 비판 이외에도 Mahler의 이론에서 제시된 개념들이 문제시되고 있는데, 그녀의 개념들(autism, symbiosis, stimulus barrier, delusional common boundaries, hallucinatory somatopsychic omnipotent fusion)이 병리적(pathomorphic)이고 회고적인(retrospective) 은유들에 기초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정상적인 발달 패턴에 대해 왜곡된 결과를 야기하였다는 것이다(Peterfreund, 1987; Milton Klein, 1980; Eagle, 1984; Stern, 1985). 또한 Brody(1982)는 Mahler의 연구 방법을 문제삼았고, 그녀의 발견들이 주관적인 편향이 있다고 보았으며, 가설을 결론으로 진술하는 경향성이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Stern(1985)은 Mahler의 분리-개별화 이론의 기본적인 전제를 강력하게 비판하였는데, 그녀는 Mahler의 기술에서 유아의 독립성과 자율성의 증가가 대인관계에서 대상 유대의 해체(dissolution of object ties)를 의미한다고 이해하였다. Stern(1985)은 애착, 친화, 안정감과 같이 사람들이 연계되어 있다는 기본 감각(a basic sense of human connectedness)을 성취하는 것은 능동적인 오랜 발달 과정의 종착역이지, 출발점이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유아 초기의 미분화된 상태를 상정한 대상관계 이론과 자아 심리학이 오류를 범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Gergely(2000)는 인지 발달적 이론(cognitive developmental theory) 관점에서 Mahler의 분리-개별화 이론을 새롭게 조망하였는데, 지금까지 있어온 Mahler 이론에 대한 비판들이 일반적으로는 정당하지만, 그녀의 이론적 공식화가 포착하려고 시도하였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부분들을 적절히 고려하지는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분리-개별화 이론에서 제시된 여러 단계들을 인지 발달적인 이론 관점에서 바라보았는데, 우선 Mahler의 정상적인 자폐 단계는, 수반성 탐지 이론(contingency detection theory)에서 볼 때, 완벽하게 자기생성적인 반응-수반성 자극(self-generated perfectly response-contingent stimulation)에 몰입된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Bahrick과 Watson(1985)은 생후 3개월된 유아를 대상으로 수반성 탐지 기제에 관한 연구를 하였는데, 아이들은 시간적으로 지연된 이미지보다는 자신의 움직이는 다리와 완벽하게 수반되는 이미지를 더 좋아하였다. 이러한 몰입은 신체 도식에 관한 일차적인 표상을 구성함으로써 자기와 대상을 구분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면 초기의 완벽하게 반응 수반적인 자극에 대한 선호는 상당한 반응 수반성이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은 자극들에 대한 선호로 주의와 동기 체계가 바뀐다고 가정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아이를 사회적인 세상의 탐색과 표상으로 향하게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Gergely 등(2000, 1999)은 유아 자폐증의 한가지 원인으로, 3개월 즈음에 수반성 탐지 장치의 지향을 재정향시키는 전환 기제(switching mechanism)가 유전적으로 잘 기능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될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자폐 아동들은 (상동적인 자기 자극 등으로 생성된) 완벽한 수반성에만 점유되어 있고, 사회적 환경에 의해 제공되는 덜 완벽한 수반성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수반성 탐지에서의 일차적인 결함은 자폐증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들을 유발할 수 있다. 여기에는 상동 행동과 반복적인 리듬의 선호, 일상성에서의 변화를 참지 못하는 것, 사회적 대상을 싫어하는 것, 사회적 단서에 대한 민감성의 부족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Gergely(2000)는 Mahler가 기술한 엄마와 유아의 공생 경험이 초기 대상관계에서 동질정체적인 정동 조절 기능(homeostatic affect-regulative function)을 하는 것과 주로 관련된다고 주장하면서, 부모와의 정동 반영적인(affect-reflective) 상호작용에 관한 사회적인 바이오피드백 모델(social biofeedback model)을 제시하였다(Fonagy et al., 2002). 이 모델에 의하면, 부모가 아이의 정동 표현을 뚜렷한 형태로 공감적으로 반영해주면, 아이는 점차로 이와 관련된 수반성을 탐지하면서 이차적인 표상(secondary representation)을 형성하게 되고, 엄마-아이 상호작용 체계에서 공생적인 정동 조절 기능을 점차로 내재화(internalize)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Mahler의 분리-개별화 이론에서 마지막으로 제시된 단계인 정서적 대상 항상성의 발달은 초기의 표상 발달(representational development)과 소박한 마음 이론(naive theory of mind)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타인 표상에서 모순되고 양가적인 의도를 통합하는 것은 ?일관성 원리(the principle of coherence)?로 불리는 마음 이론의 기본 핵심 가정에 의해 가능해진다고 보았다. 아이는 성공적으로 정동을 조절해주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반복 경험함으로써, 타인의 행동에 의해 유발된 부정적인 정서 경험에 맞닥뜨릴 때에도 대상 표상의 동일성(identity)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몇몇 타당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Mahler의 분리-개별화 이론은 유아의 대상관계 발달을 정신분석적으로 이해하는데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그녀의 설명은 외디푸스 컴플렉스에 관한 프로이드의 기술 이후로 초기 아동기에 대한 설명 중에서도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으며(Greenberg & Mitchell, 1983),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양육자의 적절한 정서적 가용성(emotional availability)과 엄마와 유아 간의 정동적인 상호작용(affective interchange)이 유아가 독립적인 정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 구조를 형성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Mentzos(1982)도 공생적 융합 대 주객 분화, 의존 대 자율 간의 원초적인 갈등을 중심으로 초기 유아의 심리 발달을 조망하였는데, 어머니의 충분한 보살핌을 통한 일관적이고 긍정적인 허용은, 유아로 하여금 다양한 좌절에도 불구하고 공생 관계의 분리로 인한 어려움들을 대처하게 해주고, 응집된 자기 표상과 대상 표상을 보장해준다고 보았다. 그리고 재접근기 동안 어머니에 대한 자율성 추구와 재결합 사이의 갈등을 거치면서 유아는 양가감정이 통합된 정서적인 대상 영속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엄마와 유아의 정동적인 교류와 대상관계에 대한 관심은 엄마와 아이, 그리고 아빠와 아이의 관계와 관련된 많은 발달 연구들과 비교문화간 연구들을 촉진하였고(Akhtar & Kramer, 1998), 정신병리의 발생과 예방에 대한 인식 뿐만 아니라, 정상 발달과 관련된 많은 정보들을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유아 발달에 관한 자연 상황에서의 종단적인 연구는 이후에 수행된 유아 연구들의 모델을 제공하였고,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유아 발달에 관한 많은 연구 결과들을 통해 분리-개별화 이론의 강조점이 다소 수정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그녀의 관찰들은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Tyson & Tyson, 1990). 분리-개별화 과정을 개념화함으로써 Mahler는 외디푸스 컴플렉스 이론을 보완하는 전외디푸스기(preoedipal)의 대상관계에 관한 통합된 이론을 제시하였고, 추동 이론과 심리구조 발달에 관한 이론과 통합될 수 있는 대상관계의 발달 과정에 관한 탐색을 가능하게 하였다.
참고문헌
Akhtar, S., & Kramer, S. (1998). The colors of childhood: Seperation-individuation across cultural, racial, and ethnic differences. Northvale, New Jersey, London. Jason Aronson Inc.
Beebe, B., Lachmann, F., & Jaffe, J. (1997). Mother-infant interaction structures and presymbolic self and object representations. Psychoanalytic Dialogues, 7, 2, 133-182.
Brody, S. (1982). Psychoanalytic theories of infant development and its disturbances: A critical eval!uation. Psychoanalytic Quarterly, 51, 526-597.
Fonagy, P., Gergely, G., Jurist, E., & Target, M. (2002). Affect regulation, mentalization, and the development of the self. Other press: New York.
Gergely, G. (2000). Reapproaching Mahler: New perspectives on normal autism, symbiosis, splitting, and libidinal object constancy from cognitive developmental theory. JAPA. 1197-1228.
Greenberg, J., & Mitchell, S. (1983). Object relations in psychoanalytic theory. Harvard University Press.
Kernberg, O. (1995). A psychoanalytic theory of personality disorders. In major theories of personality disorder. New York & London: The Guilfor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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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zos, S. (1982). Neurotische Konflictverarbeitung. Muenchen. Kinder Ver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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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rn, D. (1985). The interpersonal world of the human infant. New York: Basic Books.
Tyson, P., & Tyson, R. (1990). Psychoanalytic theories of development: An integration. New Haven &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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