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종교, 이단 조심/안티-나주성모상(이단)

소위 바티칸 소식이라는 나주 이야기 감상법(1)

반찬이 2010. 5. 21. 17:13

소위 ‘바티칸 소식’ 감상법(1)

―교황청, 율리아 자매의 연기 무대

이태호 로물로 



그것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감동적’이라는 표현은 드라마의 내용이 거룩했고 진실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각본이 정교하고 주연 배우의 연기가 현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극의 제목은 ‘바티칸 소식’이다. 세계를 통틀어 12억 명이 넘는 가톨릭 신앙인들의 지휘부 바티칸은 지리적으로는 이탈리아의 로마 시내에 있지만 종교적, 외교적으로는 독립된 국가로 존재한다.

바티칸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은 가톨릭이라는 종교의 위력과 교황이라는 가톨릭의 수장의 명성으로 인해 가톨릭 매체들 뿐 아니라 대중매체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된다. 기자들은 이 좁은 지역에 분포된 교황청과 그 부속 건물을 누비며 취재원과 접촉하여 기사거리를 찾는다.

그러나 바티칸의 공식 매체는 물론 전 세계의 주요 대중매체들이 전혀 다루지 않은 연극 기사가 음성적으로 지구촌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바티칸 소식’이라 명명한 이 기사는 메이저 언론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기사의 비중이 낮거나 비공식적으로 일어난 이야기꺼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함축한다.

‘바티칸 소식’이란 것은 4막짜리 드라마의 각본이요 그것을 알리는 홍보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그것은 이 연극의 주연을 맡은 여우('여자 배우'의 약칭)의 면면에 있다.

그녀는 연극계에서 거의 무명에 가깝지만 미모에 달변을 갖추고 출중한 연기 실력까지 뽐내며 제한된 범위에서 나름으로 탄탄한 기반을 쌓아왔다. 그녀의 이름은 율리아라는 세례명을 가진 윤홍선. 한국의 남쪽에 있는 나주라는 조그만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60대 중반의 한국인 주부다.

한국에서 이름이 있는 텔런트 내지 여우인 이효리나 김태희와는 차원이 다르게 사람들의 넋을 빼는 연기를 잘하기로 유명한 율리아 자매. 그녀가 교황청을 무대로 당당하게 주연 배우(또는 주인공)로서 능숙한 연기를 하는 동안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비롯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이반 디아스 추기경, 은퇴한 외교관 조반니 블라이티스 대주교, 마귀떼가 조연 배우(또는 보조자)로 등장한다.

그밖에 성직자로서는 드물게 주연 여우를 수행한 장홍빈 알로이시오 신부, 조반니 블라이티스 대주교를 거드는 미모의 외국인 수녀들과 율리아 자매를 수행한 한국인 남성 김재석 베드로, 김동명 알비노, 서경원 베드로와 한국인 여성 안젤라와 독일 국적의 한국계 여성 등은 엑스트라로 출연하여 글로벌한 분위기를 돋운다.

제1막은 2010년 2월 26일 로마에 도착해서 여장을 푼후 28일 오전 10시 조반니 블라이티스 대주교의 숙소가 있는 건물의 소성당에서 그와 장홍빈 신부가 공동 집전한 미사 중 일어난 특별한 사건을 주제로 한다. 가톨릭에서 그리스도의 몸이라 하는 성체(聖體 : 외형상으로는 사제가 축성한 면병)을 블라이티스 대주교로부터 율리아 자매가 영한 직후 입안에서 살과 피로 변화하지 않은가!

율리아 자매는 미사 도중 가까이 있던 김재석 베드로를 불러 성체기적이 일어났다는 신호를 보낸다. 김재석은 미사가 진행중임에도 자기 자리에서 율리아 자매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입안을 관찰한 후 미사를 집전 중이던 블라이티스 대주교에게 어서 와서 보라고 손짓한다. 그것은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모독하고 미사를 훼방한 신호탄이었다.  

블라이티스 대주교는 미사 진행을 중단한 채 제대에서 여우 쪽으로 가서 놀란 표정으로 그녀의 입을 살핀다. 그 순간 공동으로 집전한 장홍빈 신부는 제대 뒤에 앉아있었다. 따라서 미사는 주례자가 없이 공중으로 뜨고 만다. 미사를 주례한 블라이티스 대주교가 율리아 자매에게 성체를 분배한 후 성체가 살과 피로 변화하여 미사 분위기가 흔들린 후 다른 미사 참례자에게 성체를 영해주었는지의 여부는 각본상으로는 나타나 있지 않다.

율리아 자매는 대주교 앞에서 입을 최대한으로 벌리고 혀 위에 번진 피를 보여준다. 혀 위에 놓인 핏덩이는 꿈틀대기도 한다. 대주교와 그를 수행하는 외국인 수녀들이 깜짝 놀란다. 검정 수도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은 중노년의 외국인 수녀들은 주연 여우를 에워싼다.

여우의 남성 수행원들은 미사 중에 여우 쪽으로 우루루 몰려가 미리 준비해간 비디오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그녀의 입 쪽으로 들이대며 “더 벌려!” “더 벌려!”라고 요청하며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댄다. 그 동안 나머지 수행원들은 성가를 부르며 거룩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동작이 각본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성체기적을 처음으로 목격한 듯한 블라이티스 대주교는 제대를 비워놓은 채 사람들 앞에서 입을 이리저리 벌리는 자매의 턱을 받쳐주며 한참 궁리한 끝에 삼키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로써 바티칸에서의 두 번 째 성체기적으로 호칭되는 피 묻은 성체는 율리아 자매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순간 결정적인 증거를 인멸시키고 만다. 그 대신 대주교는 율리아 자매의 입안을 살피고 입안을 수건으로 닦아준다.

블라이티스 대주교는 율리아 자매가 성체를 영한 직후 살과 피로 변해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입을 수시로 벌리는 동안 그 모습을 관찰하고 거드르느라 거룩한 미사를 3분여 동안 진행하지 못한 데 이어 사제의 신분을 몰각한 듯 주연 여우의 시중을 들기 위해 몇 차례 제대를 떠나 주례석을 비워둔다. 그러므로 이 미사는 거룩한 전례에서 일탈하여 주연 여우의 행동을 보조하고 뒷받침해주기 위한 요식행위로 비친다.

블라이티스 대주교의 이러한 자세는 고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청 소성당에서 집전한 개인미사 중 율리아 자매가 영한 성체가 살과 피로 변화했을 때 이 사실을 보고받은 교황청 몬시뇰이 미사를 방해받지 않기 위해 율리아 자매에게 “조용히 뒤에 가서 기다리라”고 엄명하고 교황에게는 미사가 끝난 후 보고한 자세와 극명(克明)하게 대비된다.

화제의 주인공 율리아 자매는 자신이 입술이나 혀를 깨물어서 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수시로 중단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엄연한 미사 중에 왼손가락과 오른손가락을 번갈아 입에 넣어 입술 가장자리를 휘저어 입속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하는 등 세련된 연기를 한다.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 만족한 듯 “헤헤헤” 웃기도 한다.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나온 블라이티스 대주교는 미사가 끝난 후 감격스런 표정으로 율리아 자매의 손을 잡고 교황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수녀들에게 성체기적을 설명하면서 “얼마나 이 집의 큰 은총이며 영광인가!”라고 탄성을 연발한다.

제2막은 2월 28일에 있었던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삼종기도와 강복하는 장면, 3월 3일에 있었던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이반 디아스 추기경과 그가 귀여워하며 적극 지지하고 있는 율리아 자매, 조반니 블라이티스 대주교, 그리고 통역 등 4명이 회동하여 2시간 반 동안 이야기하는 장면을 클로즈업 시킨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매일 높은 자리에서 베드로 광장을 내려다보며 삼종기도를 진행하고 광장에 모인 전 세계에서 온 신자들에게 강복한다.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은 멀리서나마 교황을 뵙고 감격해 한다. 이것을 일반 알현이라 한다. 율리아 자매는 교황청을 무대로 연기를 할 바에야 교황까지 단독으로 뵙고 싶었지만 각본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아 유감이었다.

사람들이 멀리서 교황을 바라보면서 “비바 파파” “비바 파파”라고 외치기도 하고 손을 흔들기도 하는 시각에 율리아 자매는 갑자기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한국식 큰 절을 하며 시멘트 바닥에 입술을 댄다. 그것은 교황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비행기 트랩에서 내리자마자 하는 친구(親口 : 친히 흙에 입을 맞추어 그 나라와 겨레를 사랑함을 표시하는 것)를 모방한 것이다. 교황이 손을 흔들 때 “윤 율리아!”라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고 율리아 자매의 수행원들은 전한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은 그들 말고는 한 명도 없다.

3월 3일 오후 4시 반경부터 2시간 30여 분간 진행된 이반 디아스 추기경의 율리아 자매 면담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두 사람과 조반니 블라이티스 대주교, 그리고 통역 등 4사람이 수군수군 이야기하다가 “하! 하!” 웃기도 하는 동안 무대는 암흑으로 변한다. 비밀 요담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기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란 점을 알리듯 가끔 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요담이 끝나자 여우는 숙소로 돌아와 침대 위에 편하게 앉아 추기경을 감동시키고 교황에게 올릴 선물을 전하는 데 성공한 무용담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가면서 엑스트라들 앞에서 털어놓는다.

제3막은 마귀의 활약편이다. 율리아 자매의 수행원들이 나중에 주연 여우의 연기를 찍어 제작한 DVD와 뉴스레터는 그녀가 교황청 구내와 숙소에서 마귀의 공격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피 흘리는 사진과 함께 대서특필하고 있다. 목이 할퀴고 옷이 찢어진 모습은 보이지 않는 마귀가 그녀를 공격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암시한다. 당시 피해자로서의 여우의 연기는 매우 역동적이며 섬세하여 동정심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해석하면 율리아 자매가 거룩한 교황청에 들른 시각과 머물렀던 그 장소에 마귀들이 동행했거나 그녀를 표적으로 갑자기 출현하여 득실거렸음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각본은 마귀들이 조연급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어서인지 그 정체를 표면에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마귀떼는 율리아 자매를 넘어뜨리고 교황청 구내와 그녀의 숙소를 가리지 않고 그녀의 몸의 주요 부위를 파상적으로 공격함으로써 흉악한 존재임을 암시한다. 여우는 마귀가 시커멓다고 주례 사제에게 말할 뿐이다. 다만 드라마 작가는 타락한 천사요, 그리스도의 적인 마귀가 죽이려고 달려드는 인간은 거룩한 존재임을 암시하면서 피로 얼룩진 피해 현장을 두드러지게 부각시킨다.

그런데 주연 여우 율리아 자매는 블라이티스 대주교와의 만남, 이반 디아스 추기경과의 만남 등 중요한 시간마다 이마와 머리에서 피가 흐른다. 두 외국인 성직자는 적이 놀란다. 그리고 손수건으로 피를 닦아준다. 추기경이 준 손수건에는 여우의 피와 추기경의 이니셜인 IVAN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여우의 엑스트라들은 “여기 추기경님 이름이 적혀 있네!”라고 감격해 한다. 드라마 각본이 여우의 머리에서 피가 흘리는 현상만은 ‘예수님의 가시관 고통’이라고 미화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여우가 예수님과 일치함을 암시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그러나 여우의 머리에서 이마로, 이마에서 눈과 코로, 코에서 턱으로 흐르는 핏줄기가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는 상징적 의미의 피인지, 마귀가 흉기로 찔러서 흐르는 피인지 증명해줄 사람은 없다. 다만 여우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만은 ‘가시관 고통’이라고 역설하는 각본은 한국의 성모동산에서 수시로 사용한 방법의 재판(再版)이다. 그것은 율리아 자매의 상처 부위에 따라 예수님과 마귀가 활동 영역을 구분하는가라는 흥미 있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과연 마귀들이 여우의 전신을 예리한 흉기로 찌르고 목을 조이기도 하며 때로는 죽여 버리려고 책동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하필 머리만 예수님의 고통 몫으로 남겨둘 것인가? 마귀들의 잔학성에 비추어 추리하면 머리에 난 상처도 마귀의 행패의 소산일 가능성은 대두된다. 다만 각본은 마귀떼의 행패보다는 여우가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바티칸과 로마 숙소에 머무는 동안 5차례나 받았다는 ‘가시관 고통’을 강조한다. 

제4막은 여우 일행과 조반니 블라이티스 대주교의 인터뷰 장면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블라이티스 대주교는 “나주는 40억 아시아인의 회개와 구원 및 전 세계를 위한 빛이다”라고 여우의 고향을 치켜세운다. 여우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여우는 “제가 하고 있는 일(주 : 이것은 밥 먹는 것, 화장실 가는 것, 생활의 기도, 보속의 고통, 성모동산 산책 등에 철야기도회도 살짝 끼워넣은 애매하고 두루뭉술하지만 순간적으로 의표를 찔러 동의를 받아내려는 지능적인 표현임)을 계속해도 됩니까?라고 이반 디아스 추기경님께 물었더니 그래, 하라고 말씀하셨어”라고 전한다.

이 때 침대 가까이 있는 의자에 앉아 두 다리를 쩍 벌린 채 만면에 희색을 띠고 그 말을 경청하는 김재석 베드로는 재빨리 화사첨족(畵蛇添足)하여 “자신 있게 엄마를 모시고 기도드리고 전하라고 허락하셨단 말이지? 최고 수장이 해도 된다는데 일개 교구장이 안 된다. 말이 안 되는 거지. 그건 끝난 거지”라고 엑스트라답지 않게 목에 잔뜩 힘을 주고 호령쪼로 일갈한다. 한국의 고위 성직자를 비롯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그 모습을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세계인이 주시하는 바티
칸을 무대로 열연(熱演)을 끝낸 이 여우는 3월 6일 당당한 모습으로 귀국한 이래 교황청 기관지가 자신의 활약상을 단 한 줄도 써주지 않아서 서운하지만 이 기회에 자신의 위상을 완전히 굳히려고 결심하고 정교한 각본과 자신의 현란한 연기솜씨를 DVD와 한글판 소식지에 담아 '바티칸 소식'이라 칭하면서 극성 팬들을 동원하여 그것을 해돋에서 해넘이까지 대량으로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빛의 고을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계속)

(출처 : 야후 블로그 ‘작은영혼’ 2010.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