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종교, 이단 조심/안티-나주성모상(이단)

나주에서 일어난 이적현상의 진실성 문제

반찬이 2010. 5. 30. 22:49

나주현상들은 우리 눈에 놀랍게 보인다는 점에서 이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것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표징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무속에서도 환시나 환청, 불 위를 맨발로 걷는 것, 날카로운 칼날 위에 맨발로 서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가 있다. 교회는 이것을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어떤 현상이 참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명백한 경우(예: “제자들 가운데에는 “누구십니까?” 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요한 21,12))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식별을 통해서 판명해야 한다. 올바른 식별을 하기 위해서는 전통과 인간의 지혜를 총동원하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수행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영이신 성령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나주현상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인지 아닌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 나주현상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 엄밀하게 검토하고자 한다.

 

 

  첫째, 나주현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들이 이적이라고 주장하는 현상들이 사실은 그 진실성 여부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선전하는데 있다. 그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접 두 눈으로 보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이들이 보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현상의 결과물이지, 현상이나 과정 그 자체는 아니다. 다시 말해서 이적현상을 보았다는 것은 현상이 시작되는 순간부터가 아니라 현상이 나타난 다음이라는 사실이다. 사진사의 증언에 의하면, 눈물이나 피눈물, 향유 등이 흘러내렸으니 오라고 하여 가서 촬영했다고 했다. 그러니까 보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과정을 전체로 본 것은 아니다. 일단 사진사는 제3자로서 그의 증언은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자신은 부탁받은 시점에 출현하여 부탁받은 대로 사진을 촬영하였을 뿐이지 그 현상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입장이 전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사진들을 찍었다는 사실과 그가 찍은 사진들은 그런 현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났는지를 밝혀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둘째, 나주의 이적현상들이 발생한 시점이 대단히 인위적이어서 신빙성에 의문이 든다. 이적현상들은 주로 외국인 사제들이나 고위 성직자들이 방문할 때에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방문이 예상되는 날에 이적현상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황들이 어김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하여 선전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고서는 촬영할 수가 없다. 예를 들면, 그들이 거주하는 성모경당에서는 미사를 드리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나주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드리곤 하였다. 주임신부는 보통 그들과 함께 미사를 공동 집전하는데, 주임신부와 공동 집전할 때에는 별 일이 없다가도 이상하게 주임신부가 없을 때에는 꼭 이적현상이 일어나곤 하였다. 이런 일도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앞뒤의 사정을 감안해볼 때 우리는 그들이 사전에 기획 연출을 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연출이 아니라고 해도 자기암시에 의한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셋째, 많은 경우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두고 그리스도교의 표징으로 해석하고 유통하는 것도 문제다. 예를 들면, 공중에서 하얀 물체가 떨어졌는데 그것을 가리키며 박연훈 루비노가 “오! 성체, 성체”라고 말했다. 머리 숙여 기도하던 사람이 그 소리를 듣고서 바닥에 떨어진 ‘그것’을 보고 ‘성체’를 봤다고 한다. 루비노가 ‘하얀 물체’를 가리키며 ‘성체’라고 하니까 ‘성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율리아가 영한 성체가 입안에서 살과 피로 변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그 성체가 살과 피로 변화되는 순간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미 변해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율리아가 그것을 성체가 ‘변한 것’이라고 하니까 ‘예수님의 살과 피’라고 인정해버리고, 그것을 보고서, 눈으로 보았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또한 율리아 머리에서 나온 하얀 액체를 2,000년 전 성모께서 아기예수께 먹인 성모님의 젖이라고 했고, 유럽에서 온 어떤 사람이 1993년 7월 12일에 주고 간 나무 조각을 15년이 지난 2008년 7월 12일 성모께서 2,000년 전 예수님이 짊어지신 진본 십자가 조각이라고 했다면서 성광에 담아 경배하고 있다. 율리아가 ‘그것’이라고 선언하면 ‘그것’이 되고, ‘이것’이라고 하면 ‘이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넷째, 율리아는 수많은 치유 사례들이 있었다고 하면서 나주의 진실성을 주장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임파선 암으로 임종을 준비하고 있던 사람이 나주 성모님을 통해서 치유되었으며, 심장, 간, 고지혈증, 동맥경화, 신장 낭종, 신장결석, 십이지장궤양, 식도정맥류, 성기능 장애 등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갖가지 병을 안고 살았던 사람이 성모동산의 기적수를 마시고 모든 병이 치유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많은 치유기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치유의 경우에도 교회는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는데, 조금이라도 의심이 남아 있고, 확실하지 않으면 기적이라고 선언하지 않는 것이 교회의 태도이다. 가톨릭의 기적 선언에 대해 개신교(루터교) 신학자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루르드와 파티마에서 일어난 치유에 대해 가톨릭이 아닌 의사들이 엄격하게 과학적인 조사를 하였는데... 루르드에서 일어난 치유 중 1,200건 이상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으나 가톨릭은 그 중 44건만을 기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설령 의사나 과학자들이 기적이라고 판명했을지라도 가톨릭교회는 쉽게 기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율리아와 그 주변인들이 이적현상에 집착하며 너무 쉽게 성모님의 기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이다. 더구나 앞에서 살펴본 대로, 화상 입은 환자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소년이 나주 성모동산의 기적수로 나았다고 했으나, ‘PD수첩’의 취재진들이 확인한 결과 거짓이었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율리아가 치유 사례라고 주장하는 것들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위의 분석은 현상적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런데 사건 자체가 거짓된 조작, 사술(詐術)이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적현상의 주동자인 율리아가 일관되게 성실한 태도를 가져왔다면 모르지만 인품과 성실성, 진실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사실들이 있다면 당연히 현상들의 진실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MBC 'PD수첩' 취재진들의 노련함으로 일부 중요한 현상들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면, 성체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그 장면이 사실은 율리아가 호주머니에서 하얀 면병을 꺼내서 공중에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소위 ‘기적수’라는 것도 사실은 전기 자동 펌프로 퍼 올린 지하수이고, 장미향도 율리아가 몰래 넣고 다녔던 향수주머니 때문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렇게 영적 체험자의 신뢰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면 나머지 현상들에 대해서도 연출이나 조작이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나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의 진실성은 모두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황양주 신부님의 논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