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적현상들은 그 진위여부를 떠나 더욱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 다양한 종류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적현상들이 왜 발생하는가?’ 다시 말해서 이적현상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첫째, 참 예언과 거짓 예언을 구별하는 식별기준에 따르면, 이적현상은 예언이 참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징표라고 했다. 그렇다고 예언할 때마다 이적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나주 현상의 경우, 율리아는 기적이 주된 목적이 아니고 메시지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적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이적현상과 예언(메시지)이 나오는 순서이다. 참 예언의 경우라면 예언(메시지)이 먼저고 다음에 이적이 뒤따라오는 것이다. 그런데 나주 현상의 경우에는 대부분 이적이 먼저 발생하고 그 다음에 메시지가 나온다. 실제로 율리아는 이적이 일어날 때마다 성모님이나 예수님으로부터 어김없이 메시지를 받았다. 또한 그 메시지는 반드시 앞서 발생한 이적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러니까 나주의 현상들은 이적이 메시지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이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수단(이적)과 목적(메시지)이 전도된 것이다.
둘째, 기적의 목적은 신기하고 놀라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애덕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이적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면, 식별기준의 하나로 언급한 성령의 열매인 좋은 덕성들 특히 애덕이 나타나야 한다. 얼마나 신기한 현상인가, 얼마나 많은 수의 이적이 일어났는가 하는 이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현상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덕행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인들 중에는 놀라운 신비체험을 하신 분들이 있지만, 신비체험 때문이 아니라, 덕행을 쌓았기에 성인이 되었다. 그런데 나주현상에는 이적현상이 있을 뿐 그 목적이 드러나지 않는다. 다시말해서 사람들은 이적현상을 보고 놀라고 신기해할 뿐 그것으로 끝이다. 나주현상은 애덕과 같은 향주덕을 추구하기보다는 이적현상 자체에 집착하고 있다. 그 결과 이적과잉현상을 보이고 이적현상의 강도가 점차 강해질 뿐만 아니라 대단히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적들은 그 숫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영적 성숙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서 말한대로 어떤 현상은 상상이나 자기 암시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고, 또한 무속의 세계와 타종교에서도 관찰되기 때문에 모든 이적이 곧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기적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셋째, 영적 성숙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적계시나 거짓 신비체험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 현상 중 하나가 자신들의 신심행위를 정당화시키기에 걸림돌이 되는 교도권적 가르침들을 부정한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사제들과 수도자들에 대하여 독설적인 공격을 하는 가운데 자신의 신비체험에 대한 예언자적 사명을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의 체험이나 주장을 비호해줄 수 있는 교회의 핵심적(교도권의) 인물들(고위 성직자)에게 접근하려고 애쓴다. 이런 모습을 율리아에게서도 볼 수 있다. 율리아는 자신에게 호의적인 한국인 성직자와 외국인 성직자 그리고 고위성직자들 앞에서만 기적을 보임으로써 그들을 통해 한국 교회로부터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동시에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한국인 성직자들은 오류에 빠져서 자신을 박해하는 불신자들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자들에게 사목 일선의 사제들을 불신하게 만들고, 사제와 신자들 사이뿐만 아니라 호의적인 사제들과 비판적인 사제들을 갈라놓는 등 한국 교회에 혼란과 분열을 일으키면서, 그 정당성을 위해 이적현상을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나주의 이적현상들은 인위적이며 목적지향성을 가지고 있어 그 진실성을 의심하게 한다. 나주의 이적현상들은 복음적 가치를 고양시키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공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현상을 추구하는 자들에게 그저 호기심과 놀라움을 줄 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적현상을 통해 식별기준의 하나인 성령의 열매를 맺고 덕행을 추구하기보다는 개인의 안위와 위로에 치중할 뿐 교계제도와 교도권을 불신하며 한국 교회를 혼란케 하고 분열시키는 데에 이적현상을 사사로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그 진위여부를 떠나 교회적이지 않으며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할 근거가 없다’고 교도권은 선언한 것이다(참조; 제1차 공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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