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없이 어떤 자극에 노출되는 경험은 그 자극이 CS가 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런 현상을 잠재적 억제(latent inhibition)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자면 생전 처음 경험해본 것이 CS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만약에 당신이 오늘 배탈이 났다고 하자. 그런데 요 며칠 간 늘 먹던대로만 먹었는데 어제 낮에는 비싼 고급 프랑스 요리를 먹었던 것이다.
그럼 당신은 평소에 먹었던 김치와 된장 때문에 배탈이 났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프랑스 요리때문에 배탈이 났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친구가 자꾸 비싼 술을 사달라고 그러면 친구 몰래 고급 술에 구토를 유발하는 약을 타보자. (농담-_-;;))
그런데 새로운 자극이 복합자극의 일부이고, 이 복합자극이 효과적인 CS를 포함하는 경우에는 어떠할까?
예를 들면, 실험자가 쥐들을 대상으로 파블로프식 학습 실험을 하는데, 처음에는 소리와 전기충격을 반복적으로 짝지어 주고,
다음에는 그 소리와 새로운 자극(불빛)으로 구성된 복합자극을 전기충격과 반복적으로 짝지어 준다고 가정해보자.
이어서 실험자가 불빛만을 제시해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불빛은 CS가 되지 않았다.
이 현상은 차폐(또는 차단, 저지, blocking)라고 불리는 것으로, 한 자극이 다른 자극이 CS가 되는 것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뒤덮기와 유사하다.
그러나 뒤덮기는 자극들이 강도나 유사성 같은 특성에 있어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차폐는 복합자극의 일부를 사전에 경험했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어떤 자극은 나중에 CS가 되는 또 다른 자극과 짝지어진 적이 있을 경우 더 쉽게 CS가 된다.
예를 들어 개에게 불빛과 종소리를 연합시킨다.
그런 다음 종소리를 약한 전기충격과 짝지어서 반사운동이 일어나도록 조건형성 시킨다.
그런 다음에 불빛만을 제시한다. 그러자 불빛은 한번도 전기충격(US)와 짝지어진 적이 없지만 종종 CR을 일으킨다.
이 같은 현상은 감각 사전조건형성(sensory preconditionin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