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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내가 싫은 이유

반찬이 2010. 6. 2. 13:06
아내가 싫은 이유|맞벌이 부부의삶
패기충천 |조회 4088 | 10.05.25 00:21 http://cafe.daum.net/10in10/1pRl/38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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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애하면서 남편을 잘 받들어줄 것 같은 참하고 여린 여자라고 생각한 것이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데, 완전히 그 반대다. 고집은 절대 꺾지 않고, 남편에게 절대로 안 지려고 하고, 소리지르고, 쌍욕하는 여자인 줄은 몰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면서 하나님이 과연 그런 모습을 좋아하실지 궁금하다. 종교가 불교인 내가 아내를 위해 기독교로 개종해볼까 생각도 했는데, 본인의 그런 모습에 실망해서 개종하지 않기로 했다. 본인은 이런 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왜 하나님 안 믿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2. 본인의 부모님에게 눈을 부라리며 대들고 비난을 일삼는다. 하나뿐인 여동생에게도 이년 저년 하며 막말을 하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아무리 가족간에 갈등이 있어도 그렇지 어떻게 혈육에게 그럴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이 자기만 왕따시킨다는데, 내가 봤을 때는 가족들이 싫어할 만하다. 내가 출장가면 혼자 아이를 못 돌보니 어쩔 수 없이 친정에 가 있는데 이제 그마저도 싫다고 수십만원씩 주고 도우미 아주머니 고용하자고 한다.

 

3. 23개월 된 어린 아들이 심하게 떼를 쓰는 면이 있지만, 적어도 어머니라면 그런 점들을 온유하게 받아들여 주는 것이 진정한 어머니가 아닐까? 아들 녀석은 자신이 모든 것을 믿고 의지하는 어머니로부터 호통과 쌍욕과 윽박지름을 당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심리적 상처를 안고 있을 것 같다. 악순환이다. ‘우아달’과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의 모든 문제는 부모로부터 나온 것이던데, 우리 집이 바로 그 꼴인 것 같다. 아들녀석이 과연 올바르게 잘 자라줄지 의문이고, 커서 문제아, 패륜아가 되지는 않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4. 성격이 지극히 소심하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4년가까이 살아오면서 수도 없이 소심한 걱정들 해왔고 번번이 별 것 아니었음을 경험해놓고도, 절대 고치지 못한다. 남편의 위로는 별로 도움이 안되고, 목사나 의사의 말 정도면 아주 약간 안심을 하는 정도다. 내가 애써 위로한들 소용없어서 이제는 위로하기도 지쳤다.

 

5. 깔끔하고 깨끗한 척 하면서 본인의 샤워에는 20분가량을 할애하지만 욕실ㆍ화장실 청소 단 한 번 한 적 없고, 음식쓰레기 및 생활쓰레기 한 번 직접 버린 적이 없다. 수세미나 도마, 행주 소독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씽크대에 음식쓰레기 정리하지 않고 하루정도 방치하는 것은 예사다. 그러면서도 하루만 집을 비워도 정수기 물에 안좋은 성분이 남아 있다고 물 다 빼내고 다시 채워야 한댄다. 빨래할 때 가루세제 성분이 남는다고 아이의 옷은 그냥 물에 넣고 끓이기만 하는 통에 턱받이와 옷들이 때가 안 빠져서 색깔이 꾸질꾸질하다.

 

6. 청소라고는 옷의 먼지를 털어내는 롤크리너로 방바닥을 한 번씩 훔치는 정도다. 물걸레질하는 모습은 본 지 오래되었다. 직접 진공청소기 꺼내서 청소하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 화장대의 먼지는 수북하다.

 

7. 정리정돈을 못한다. 예전에는 결벽증이 있어서 정리정돈을 너무 많이 해서 스트레스 받았었다는데 믿기지가 않는다. 항상 내 책상은 본인의 화장품 및 잡동사니로 가득하고 옷장안에 본인의 옷은 잘 개어서 놓기는커녕 수북이 쌓아놓고 있다. 좀 버리고 정리하자고 해도 다 입는다고 놔두란다. 씽크대안의 그릇들은 제멋대로 뒹굴어다니고, 본인의 수많은 신발은 포대에 넣어 베란다에 처박아 두었다.

 

8. 빨래 널어놓는 것도 탈탈 털어서 쫙 펴서 널어야 하건만 건조대에 대충 올려놓아 제대로 마르지도 않을뿐더러 구깃구깃하다. 개는 것도 대충 접어서 옷장안에 넣어둔다. 서랍 열 때 옷이 걸려서 불편한 경우가 많다.

 

9. 재테크에 도무지 관심이 없다. 본인은 주부이면서 오죽하면 직장에 다니는 내가 가계부도 써야 되고, 아내에게 “영수증 잘 챙겨와라.”라는 말을 해야 하나? 50원짜리 마트 비닐봉지 모아서 반납하는 것도 내가 하고, 각종 포인트 적립도 내가 한다. 그래놓고 우리집 재정상태가 이러이러하다라는 얘기만 하면 ‘돈이 문제’라며 ‘우리 집은 왜 이렇게 돈 문제에서 헤어나질 못하냐’며 푸념만 한다.

 

10. 건강염려증이 심각하다. 가슴이 아픈 것 같네 어쩌네 하면서 협심증이 아닐까? 결핵이 아닐까? 걱정하고, 멀쩡한 눈이 부었다며 당장 안과에 달려가니 의사가 이상없는데 왜 왔냐고 갸우뚱거리고, 임신성 당뇨일 수도 있다는 2년전 의사의 말에 아직까지 당뇨면 어떡하냐고 나중에 엄청 고생하는 것 아니냐고 노래를 부르고 있고, 다리에 핏줄 하나가 약간 도드라진 것 보고 하지정맥류가 아니냐 한다. 예전에 혈압 측정시 약간 높았다는 말 한 번에 지금은 혈압측정만 하자고 하면 가슴이 뛴다며 또 고혈압이라고 하면 어쩌냐며 아예 검진을 거부한다. 과자ㆍ컵라면 등을 수시로 먹어서 뱃살이 엄청 늘었는데도 운동할 생각은 안하고 본인의 뱃살을 잡으며 걱정만 하고 있다.

 

11. 오로지 본인의 외적 미모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예전에는 예뻤는데 요즘은 주름 많고 늙었다고 노래를 부르며, 나중에는 비싼 화장품 쓸거라고 미리부터 호언하며, 치아교정해달라고 조른다. 남편의 속도 모른채 인터넷이나 할인매장에서 옷이나 구두 등을 지속적으로 산다. 비싼 것들이 아니라서 천만 다행이다. 연수기도 들여놨다. 아들의 아토피를 걱정하는 듯하지만 정작 본인의 피부건강을 위한 것 같다. 코디 아줌마의 꼬임에 넘어가 없는 살림에 공기청정기도 살 뻔 한 걸 가까스로 설득했다.

 

12. 음식을 한 번 하면 한 솥 단지를 한다. 카레를 한 솥 단지 끓여놓고 5일 내내 먹으며,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역시 한 솥 단지 끓여놓고 3일을 먹는다. 냉장고 안은 먹지도 않는 야채, 장아찌, 기타 등등 가득 쌓아놓고 정리하지도 않는다. 물론 냉장고 청소하는 건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반찬은 처가에서 다 얻어먹는데 그것 이외에는 본인이 만든 음식이 거의 없다. 오죽하면 아침에 계란찜 먹고 가는 것이 좋다고 했더니 석 달 째 매일 아침 계란찜만 준다. 맛있다고, 음식 잘 한다고 칭찬해주기도 이젠 지쳤다.

 

13. 아직 두 돌도 안된 아들이 자신의 의도대로 완벽히 움직여주고 말 듣기를 바란다. 말이 안 통한다며 쉽게 흥분하고 아파트가 떠나가라 소리지르고, 내가 뭐라도 한 마디 하면 자기한테 왜 그러냐며 성난 사자처럼 흥분하고 날뛴다. 이웃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겠다. 아들녀석이 말 안 듣는 건 뭐라고 안하면서 다들 왜 자기를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며 울고 불고 난리다.

 

14. 미니홈피에 사진올리는 것에 매우 집착한다. 주말에 근교로 잠깐 나들이 다녀오면 사진을 100여장 이상 찍어놓고 그거 올리느라고 급급하다. 도대체 누굴 위해, 무엇을 위해 모든 사진을 다 올려야 한단 말인가? 방문자 수 올리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미니홈피 회사가 부도라도 나서 망하면 그동안 올린 사진들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문제는 본인의 홈피도 아니고 내 홈피만을 쓴다. 나의 미니홈피에서 나만의 개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15. 계속 여행가자고 노래를 부른다. 본인은 계획 한 번 짜지도 않고, 여행지에서 표 한 장 사거나 길을 물어본 적도 없으면서 자나깨나 일본을 가자는 둥, 뉴칼레도니아를 가자는 둥, 뉴질랜드를 가자는 둥 이미 마음속에는 세계 여행 계획을 다 세워놓은 듯하다. 밤마다 인터넷 여행 카페에 들어가서 어디가 좋네, 멋있네 하면서 한참 시간을 보낸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출처 : 텐인텐[10년 10억 모으기]
글쓴이 : 서현&규환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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