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라고 신랑 회사에서 사장님이 회사에 바라는 점을 써서 올리라고 했답니다. 신랑이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배 깔고 누워서 궁시렁 거리네요. 맨날 쓰면 뭐하냐구...시정되는것도 없구만....하여간 우리나라는 이런 문서 좋아해서 안돼... 별소리를 다하면서 한줄도 못쓰고 있길래 제가 .. 대신 써줄까..이거 익명이야????그랬더니 익명이라면서 좋다고 써달라고 하고 들어가서 자더라구요 이때다 싶어서 정말 하고싶은말 썼어요..
정시퇴근 바라지도 않습니다. 연월차 그런것도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일년365일 아픈것도 아니고 일년에 한두번 아픈데 아빠가 그거조차 옆에 있어줄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맨날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 하지 않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저두 제 아이 생활하는 모습 재롱잔치 보고 싶습니다. 아이가 매일 아빠와 놀아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아빠와의 수업이 있습니다.그것도 토요일... 저두 저희 아이들과 같이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월급을 올라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요즘처럼 어려울때 제날짜에 꼬박꼬박 월급 들어오는것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세번 아이와 저녁을 먹고 싶습니다. 고개숙인가장...왕따당하는 아빠.. 저희입장에서 회사에서 짤리지 않으려고..밀리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다보니 두가지를 한꺼번에 잘할수 없어서.. 어릴때부터 남자는 돈만 벌면 된다는 선입견을 듣고 자라서.. 돈만 벌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쩍 커버린 아이들이 아빠와 있는 시간을 어색해하면서 아빠 회사 안나가세요??라고 물어보는 말에.. 아빠가 회사를 안나가서 좋은게 아니라... 아빠가 집에 계셔서 불편하다는뜻이라는걸 느꼈을때... 그 허무함과 허탈감은 말할수 없이 컸습니다. 우리는 그런시대에 다들 그렇게 컸기에 불만도 없고 그랬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좋은엄마가 되는 법은 우리가 자랄때 들었던 이야기고.. 이젠 좋은부모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육아,가정은 이제 여자의 몫이 아닙니다. 맞벌이 하는 가정이 많은 요즘.. 아이가 아프면 엄마든..아빠든..필요한데... 당연히 엄마가 해야 되는걸로 말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사장님이하 임원님들... 아이들 키울때랑 다릅니다. 사장님두 임원님들도 자녀들 결혼시키셨을꺼구 손자,,손녀들이 있으니 그 사위..자녀들에게 물어보시면 저희한테 이런얘기 매번 못 물어보실꺼라 생각됩니다.
애를 맨날 낳는것도 아닌데.. 많이 낳아야 둘 낳는데.. 한달에 한번... 정기검진한번 못 따라가주고.. 열달내내 건강하게 자라라..라는 말보단.. 비오고 현장 한가할때 나와라...농담처럼 말했지만.. 진심이였습니다. 와이프가 혼자 아이를 낳고 병실에 누워있는모습을 보면서 세상을 다 얻은것처럼 기뻐야할 제가... 세상이 꺼져라...한숨을 쉬면서..수고했어..가 아닌..미안해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감격해서 울었던게 아니고.. 혼자 아이를 낳게 한 현실이 기가막히고 한심해서 울었습니다. 저희회사사람들 다 이렇게 살고 이렇게 지내기 땜에 제가 뭐라 말을 할수가 없습니다. . . . . 이런식으로 썼어요. 오늘 어린이날이라고 임직원가족행사 해서 모였네요.. ㅋㅋㅋ그런데 사람은 죄짓고 못산다고... 제가 틀린말을 한건 아닌데.. 사장님이 제가 쓴글을 그대로 읽으시네요. 익명이니 안 찾아내겠다면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회사도 좀 좋은거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우리회사가 넘 안 좋게 보이지 않을까요?? 하시면서 웃으시네요.. 이걸 읽으시고 집에 가져가서 사장사모한테 보여줬대요. 그랬더니 이건 와이프가 한풀이를 한거라면서.. 와이프가 이제와서 말이지만...하면서 그간 서운함을 얘기하는데 이자리에서 약속한답니다. 아이가 아프면 말도 하지 말고 병원가라고.. 아이가 생기면 한달에 한번 정기검진 꼭 가라고.. 하지만 아이가 태어날때 하루만 쉬면 안될까요???ㅋㅋㅋ 퇴원할때두 퇴원 하구 출근하라고.. 좋은엄마가 되는법 말고 좋은부모가 되는법을 알리는 세상이라는 말이 평생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을꺼라고 하는데.. 저 또 사고친거 맞죠???ㅋㅋㅋㅋ 신랑이 내가 너땜에 언젠간 심장병 걸리겠다고.. 내가 너땜에 못산다..못살아... 나 짤리면 너가 나 먹여살려...알았어..
걱정마..신랑.. 안짤려...짤리면 내가 사장님이랑 맞짱뜰께..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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