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ley Schachter(1971)는 정서적 경험은 생리적 각성과 인지적 평가(cognitive appraisal)의 합작효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리적 각성 + 그 각성에 대한 인지적 평가’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결합되어 이요인 이론이라고도 하지요. 즉, 정서경험, 내가 어떤 것을 느꼈다라는 것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만일 공포나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이 있었다고 합시다. 내가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에서 날라왔는지 돌이 날라옵니다. 굉장히 무섭지요. 더구나 어디에서 돌이 날라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때 몸은 생리적으로 각성상태가 되지요. 즉, 흥분상태가 됩니다. 동시에 Schachter 이론에 따르자면, 이 흥분된 상태(생리적 각성 상태)에 대해 머리 속에서는 인지적으로 이러한 흥분된 상태가 무엇이지?라며 해석을 시도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해석에 따라 이것은 공포, 불안이야라고 느낀다는 것이지요. Lazarus라는 학자는 이러한 평가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일어난다고 보았습니다. 즉, 돌이 날아온 상황에서 겪는 몸의 생리적 각성 상태가 무엇인지 해석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탐색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Schachter 이론을 인지평가 이론(cognitive appraisal theory of emotion)이라고 합니다. 다시 위의 예를 들자면, 돌이 날아왔습니다. 이에 따라 몸은 생리적 각성 상태(흥분상태)가 되고, 이를 머릿 속에서는 상황에 대한 인지적 평가로 ‘이것은 공포이다, 불안하다’라고 해석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제임스-랑게 이론과 다른 것은 이것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제임스-랑게 이론에서는 어떤 자극이 있으면 그에 따른 생리적 반응이 나오게 되고 이를 공포로 느끼게 되지만, Schachter 이론에서는 이를 공포로 해석하게 되는 인지적 과정을 더 첨가하게 되지요.
교재에 나와 있는 그림이 좀 이해하기 어려우니 밑의 그림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한 예를 더 찾아봅시다.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연구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가 월출산이나 설악산 같은 곳에 가면 흔들다리를 볼 수 있지요. 그러한 흔들다리는 가운데쯤 가면 다리가 막 움직여서 앞으로 가기가 어렵습니다. 더구나 밑을 바라다 보면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더욱 더 무서움을 느끼게 되지요. 이런 다리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하나의 다리는 이렇게 출렁거리는 흔들다리였고요, 또 다른 하나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다리였습니다. 연구자는 피실험자들에게 이야기하기를 이것은 높은 다리 위에서 바라다 보는 풍경이 창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blind 기법(일종의 거짓말)을 사용하였고요, 그 다음에 두 다리로 피험자들을 보냈습니다. 피험자들은 모두 남자들입니다. A그룹의 남자들은 아주 많이 출렁거리는 다리를 건넜습니다. 그리고, 실험 연구자(여성)는 다리를 건넌 이들(남성)에게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사진에는 한 여성이 담겨 있는 모호한 그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보고 간단한 이야기를 만들어 적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다 적었으면 나중에 이 연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전화를 해도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명함을 건넸습니다. B그룹은 튼튼한 다리를 건넌 피실험자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도 위와 동일하게 여성 연구자가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고 한 뒤, 이 연구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전화해 달라고 하였지요. A그룹과 B그룹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A그룹에 있는 사람들이 B그룹에 있는 사람들보다 여자 그림을 보고 만들어 낸 이야기 안에 성(sex)과 관련된 언급을 더 많이 하였습니다. 그리고, B그룹보다 4배나 더 많은 A그룹의 사람들이 그 여성 연구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는 A그룹의 남성 피험자들이 좀 위험할 수도 있는 출렁 다리를 건너면서 생리적 각성 상태가 되었고, 이를 본능적으로 이들은 공포, 위험으로 해석을 하였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공포, 위험, 불안으로 해석하게 되면 성(sex)과 관련된 행동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전쟁의 위협이나 불안이 있으면 사람들은 더 많이 성적인 것에 집착을 하게 되지요. 진화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생존에 대한 무의식적인 욕구,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자 하는 본능에 인해 그러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러한 각성 상태를 유지하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물음을 가지고 실험을 또 한가지 더 했습니다. 이번에는 흔들다리를 건넌 다음에 10분 이상 지난 다음에 면담을 실시했지요. 이는 각성상태가 아닌 상태에서 질문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 때 사람들은 그러한 성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그러한 예를 살펴볼까요?
우리는 롤러코스터를 탈 때, 그리고 절벽을 따라 운전을 하고 갈 때! 어떤가요? 둘 다 생리적 각성(흥분)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롤러코스터를 탈 때는 재미있다고 해석하는 반면에 절벽을 따라 운전을 할 때에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요. 바로, 생리적 각성 상태를 내가 인지적으로 서로 달리 해석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인지평가 이론이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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